***풍경소리/염화실의 향기
백운 경한 / 無心의 眞宗
slowdream
2008. 1. 13. 21:15
깨끗한 흰 구름은 허공에 있었다 사라졌다 하고, 잔잔한 흐르는 물은 큰바다 복판으로 든다. 물은 굽거나 곧은 곳을 만나도 저것과 이것이 없으며, 구름은 스스로 잡고 스스로 풀어 친하거나 서먹하지 않다.
만물은 본래 고요하여 나는 푸르다 나는 누렇다고 말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스스로 시끄러이 이것이 좋다 저것이 나쁘다고 마음을 낸다. 경계에 부딪쳐도 마음이 구름이나 물의 뜻과 같으면 세상에 살면서도 모두가 자유로워 아무 일 없다.
만일 사람의 마음이 억지로 이름 짓지 않으면, 좋고 나쁨이 무엇을 쫓아 일어나겠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경계만 잊으려 하면서 마음은 잊으려 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잊으려 하면서 경계를 잊으려 하지 않는다. 마음을 잊으면 경계가 저절로 고요해지고 경계가 고요해지면 마음은 저절로 움직이지 않나니, 이것이 이른바 無心의 眞宗이니라.
백운 경한 <無心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