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와 고통
매트릭스와 고통
삶은 고통, 불만족, 불완전입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짧게나마 즐거움과 만족, 행복을 누리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으며, 다시금 괴로움과 불만족, 불행이 나를 지배합니다.
4고8고가 있습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生老病死)의 네 가지 고통이 4고입니다.
이는 나를 구성하는 물질과 정신적 요소들인 5온(色受想行識)의 현실적 과정입니다. 전생 업의 과보로 받는 고통입니다.
나머지 4가지는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부득고(救不得苦), 오취온고(五取蘊苦)입니다. 이는 현재진행형인 업의 과보입니다.
애별리고는 ‘사랑하는 대상과 헤어짐’입니다.
원증회고는 ‘미워하는 대상과 만남’입니다.
구부득고는 ‘원하지만 구하지 못함’입니다.
오취온고는 ‘이 몸과 마음을 구성하는 5온에의 집착’입니다.
앞의 4고와 달리 뒤의 4고는 ‘무지와 탐욕’으로 인하여 나와 내 밖의 대상에 대하여 집착함으로써 전개되는 관념적 세계입니다. 이것이 매트릭스입니다. 가상현실, 꿈, 시뮬라크르, 홀로그램입니다.
과거업의 과보인 5온과 현재업의 과보인 5취온이 한데 뒤엉켜 전개되는 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삶입니다. 벌거벗은 알몸(5온)에 이것저것 속옷, 겉옷, 색안경 등 여러 장식(5취온)을 걸친 채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몸에 걸친 여러 장식들을 벗고서,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꿰뚫어보면 매트릭스가 균열되면서 결국 붕괴됩니다. 5취온이 소멸되어 해탈하고, 5온이 생명력이 다하면 열반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