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진지하지 못한 삶이 갖는 /
slowdream
2024. 11. 14. 02:56
진지하지 못한 삶이 갖는 /
술이 없는 하루를 상상하기란 매우 어렵지. 왜 내가 술에 젖었는지 그 이유를 나 자신이 평생 몰랐으면 하거든. 알게 된다면 싫어해야 할 이유도 분명해질 터이니 말이지.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버릴 수 없는 몇 가지가 있기 마련이라구.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말이야. 삶은 경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일탈의 꿈을 늘 잊지 않지. 나는 혹 잊는다 하더라도, 그 꿈이 나를 잊지 않는단 말이야.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표정 너머 또다른 어떤 표정이 도사리고 있는지 궁금해 하듯이, 실존은 시선이 녹아내리는 소실점 저 너머로 미끄러져 가고자 하는 욕구에 시달리거든. 자의식은 더욱 이를 부추기더라구. 거품처럼 흘러내리는 자의식의 과잉은 바닥을 드러낸 채 초조해 하는 결핍의 동의어에 다름 아니더만.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채 부유하는 자의식은 자극과 변화에 민감하고, 흔들리는 일상은 나로 하여금 낯선 땅으로 발길을 내딛게 만든단 말이야. 낯선 땅은 낯선 유혹의 보통명사로 잠정적인 역할을 떠맡으며 내 영혼과 육체를 잠식하거든. 술과 색다른 체온, 이는 내 등을 떠밀며 자기 해체의 과정을 가속화시키지. 조금 더 깊게 깊게...내려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