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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 13. 잇닿은 응답 -장편(長篇)

slowdream 2007. 11. 8. 10:10
 

13. 잇닿은 응답 -장편(長篇)


(895) 이러한 견해를 고집하면서 `이것만이 진리다'라고 논쟁하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남의 비난을 받는다.

다만 일부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뿐.


(896) 가령 칭찬을 받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보잘 것 없는 것이어서 평안을 얻을 수는 없다.

논쟁의 결과는 칭찬과 비난 두 가지라고 나는 말한다.

이 도리를 보더라도 그대들은 논쟁이 없는 경지를 안온하게 알아 논쟁을 하지 말아라.


(897) 대개 범속한 무리들이 갖는 이러한 세속적인 견해를 지자(知者)들은 가까이 하지 않는다.

그는 보고 듣는 일에 대해 `이것이다'라고 단정하지 않기 때문에 걸리는 일이 없다.

그는 무엇 때문에 걸릴 것인가.


(898) 계율을 최상의 것으로 받드는 사람들은 `계를 지킴으로써 청정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며 계를 받는 다.

`우리는 이 가르침을 따르자. 그러면 청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하면서,

진리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덧없는 생존에 유혹되고 있는 것이다.


(899) 만약 그가 계율이나 도덕을 깨뜨렸다면 그는 두려워 떤다. 그는 `이곳에만 청정이 있다'라고 갈망한다.

이를테면, 카라반(隊商)에서 이탈된 장사치가 카라반을 찾고, 집을 떠난 나그네가 집을 찾는 것처럼.


(900) 모든 계율과 맹세도 저버리고, 세상에서 죄과가 있든 없든 이 행위를 다 버리고,

청정하다든가 부정하다든가 하면서 무엇을 구하는 바도 없이, 그것들에게 얽매이지 말고 행하여라. 물론 평안을 고집하지도 말고.


(901) 하기 싫은 고행을 하며, 혹은 보고 배우고 생각한 것으로 인해 음성을 높여 청정을 찬탄하는 이는, 덧없는 생존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902) 원하고 구하는 이에게는 욕심이 있다. 또 계략이 있을 때는 두려움이 있다.

이 세상에서 생도 사도 없는 사람, 그는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갖고자 할 것인가.


(903) 어떤 사람이 <가장 뛰어난 것>이라고 하는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은 <천한 것>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어느 것이 참다운 주장일 것인가. 그들은 저마다 자기야말로 진리에 이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904) 그들은 자기의 가르침을 완전하다 하고, 남의 가르침을 천박하다고 한다.

그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편견을 가지고 논쟁하며, 저마다 자기 가설(假說)을 진리라고 말한다.


(905) 만약 남에게 비난받고 있기 때문에 천박하다고 한다면

모든 가르침 가운데서 뛰어난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고, 남의 가르침은 덜됐다고 하기 때문이다.


(906) 그들은 자기의 도(道)를 자찬하는 것처럼, 자기의 가르침을 존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논의(論議)는 진실하다고 했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 논의는 모두가 청정하기 때문이다.


(907) 바라문들은 남에게 이끌리지 않는다.

또한 여러 가르침에 대해서 단정을 내리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논쟁을 초월해 있다. 남의 가르침을 가장 훌륭하다고 보지도 않기 때문에.


(908) '우리는 안다. 우리는 본다. 이것은 사실이다'라는 견해로 인해서

어떤 사람들은 청정을 알고 있다. 비록 그가 보았다 하더라도

그 자신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그들은 바른 길에서 벗어나 다른 일에 의해 청정이 있다고 말한다.


(909) 보는 사람은 명칭과 형태를 보는 것이다.

보고 나서는 그것들을 상주(常住), 안락, 실아(實我)라고 인정한다.

보고 싶은 사람은 많든 적든 그렇게 볼 것이다.

진리에 통달한 사람들은 그렇게 봄으로써 청정해진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910) 집착하여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의 견해를 존중하므로 그를 이끌기란 매우 어렵다.

자기가 믿고 있는 것만이 옳다고 하며,

그것에서만 청정을 인정하는 논자(論者)는 그와 같이 일방적으로만 본 것이다.


(911) 바라문은 바르게 알고 망상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다.

자기 소견에 흐르지 않고 지식에도 기대지 않는다. 그는 범속한 모든 견해를 알고 마음에 두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거기에 집착하고 있지만.


(912) 성자는 이 세상에서 여러 가지 속박을 버리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에도 어느 한쪽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는 불안한 사람들 가운데 있으면서도 평안하고 태연하며 집착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거기에 집착하고 있지만.


(913) 지나간 허물은 버리고 새로운 허물을 만들지 않으며 욕심 버리지 않고 논쟁에 집착하는 일도 없다.

현자는 모든 견해를 벗어나 세상에 물들지 않으며, 자책할 일도 없다.


(914) 현자는 보고 배우고 생각한 어떤 일에 대해서도 맞서지 않는다. 그는 부담에서 해방되어 있다.

그는 계략을 꾸미지 않고, 쾌락에 빠지지 않으며, 구하는 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