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불교사상

천태사상

slowdream 2007. 10. 9. 15:00
 



'천태사상'의 역사와 전통 - '지관 수행론'의 고찰을 중심으로


-- 목 차 --

< 서 론 >

< 본 론 >

Ⅰ 지관 수행의 전통

Ⅱ 중국 천태종

Ⅲ 한국의 천태 사상

Ⅳ 일본에서의 천태교

- 참고문헌 -

< 결 론 >



< 서 론 >


천태의 사상은 중국 불교 교학에 있어서 화엄 사상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천태의 사상은 훌륭한 교학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지·관 수행론을 통하여 선수행이론도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본 논문은 천태의 지·관 수행론을 중심으로 그 역사적 전통과 이론적 발전에 대해서 중심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다. 또한 중국의 천태 사상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전파된 천태 이론에 대해서도 살펴 보도록 하겠다. 이러한 천태에 관한 연구는 인도의 불교가 어떻게 중국을 거쳐서 한국 불교를 형성하였는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론 >


Ⅰ 지관 수행의 전통


1. 지관의 의미


불교에서는 선정은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분명히 부처의 깨달음, 즉 지혜를 얻는데 빠뜨려서는 안 될 수행덕목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는 불교의 선정은 우파니샤드의 요가와 일맥상통하는 곳이 있는 것 같이도 생각된다. 우파니샤드의 요가는 범아(梵我)의 절대계를, 혹은 자기 본래의 자기가 절대가 되는 브라흐만과의 일체임을 관찰한다. 또는 그긋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실수되었던 점, 다시 말해 요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수단으로서 실수되었던 점, 다시 말해 요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수단으로서 생각한 점에서는 공통된다고 보여진다. 다만 불교는 선정으로써 절대자를 직시하고 그것과의 합일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그러면 석존이 버렸다고 하는 선정은 무엇인가? 그것은 스승이었던 두 선인의 선정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들의 선정은 그 자체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석존의 선정은 지(止)와 관(觀)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지는 단순히 마음을 통일하는 것, 즉 적정의 경지에 돌하는 것을 말하고, 이에 반해 관은 지에 의거하여 연기의 법을 관조하고 일체중생의 구제엥 마음을 쓰는 마음가짐이다. 두 선인의 선정은 지의 선정에 지나지 않았다. 석존은 지의 상태에서 관에 나아가 그 상태가 항상 유지되지 않으면 참 선정이 아니고 참된 달인, 참된 해탈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다는 점이 석존의 선정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지관(止觀)이라는 한역의 원어를 보면, 반드시 지와 관을 구별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팔리어의 사마타(samatha)만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지는 사마타(samatha)이고, 관은 비파싸나(vipassan )인데, 모두 불교의 독자적인 낱말로서 인도 일반의 문헌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이 지관이라는 말이 술어로서 애용되기 시작한 것은 부파불교에 이르러서부터이다. 사마타는 가장 오래된 불전 부분에서는 '평정'을 의미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처럼 '가라앉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였고, 비파싸나와는 관계없이 독립해서 사용되었던 것 같다. 병행하여 설하여진 용례도 이었지만 숙어화되었던 것은 아니다. 비파싸나는 '세간의 진실된 모습을 본다'라는 동사형 비파싸티(vipassati)로 쓰여졌고, 관법(觀法)으로 번역되었다. 비파싸나는 사마티와 함께 설해지는 경우가 많다. 관이라고 한역했다고 해서 원어를 비파싸나라고 한정하지 않는다. 그 가운데는 요가가 그 원어인 경우조차 보이고 따라서 하나의 원어로 이 한역어를 나타내기는 곤란하다. 지와 관은 후세에 이르면 함께 설해지게 된다. 지와 관중에서 관은 오히려 지혜를 본질로 하는 것이고, 지 쪽이 선에서는 본질적인 것이다.


2. 대승불교의 선불교적 전통


대승은 불교 禪사상의 전통을 단절하고 시작된 것은 아닌데, 왜냐하면 대승운동은 초기 불교의 선수행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승불교의 선구자들도 오랫동안 엄격한 전통적 수행을 행하는 승가에서 생활을 하면서, 대승 경전에 근거한 자신들만의 다양한 수행 체계를 세웠다. 선수행에 관한 많은 대승 문헌들이 있다. 이러한 경전들은 한문으로 번역되어서 중국 불교의 많은 종파의 독특한 선수행의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중국 불교의 초기 시대의 유식학파의 경전인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Yogacarabhumi- sutra)은 3승(乘)중 성문승(聲聞乘)에서 대승으로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방대한 경전들은 축법호(竺法護, Dharmaka a, 233-310)가 한문으로 번역하였고, 산스크리트 원본은 현존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선수행법과 선수행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선불교의 전통, 그 중에서도 지관 수행법으로 한 교학체계를 형성한 종파가 바로 천태종이다. 이제 천태종의 교의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Ⅱ 중국 천태종


1. 천태종의 성립 - 천태지의대사


초기 선사상은 천태종으로 중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제 3대 조사 지의(智 , 538-597)의 저술은 가장 정통한 것이다. 지의 스님을 그 업적을 높이 사서 지의대사(智者大師), 혹은 천태대사라고도 한다. 그는 천태산에 들어가 수선사(修禪寺)라는 절을 세워 교의를 크게 정립하고 종지를 선양했기 때문에 천태대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따라서 그는 천태종의 실질적인 창시자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계보상 천태종의 개조는 혜문이고 지의는 제3조라 한다. 이 혜문은 용수의 종론과 대지도론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은 바 있어, 이때 깨우친 바를 제자들에게 설했다고 한다. 그래서 천태종의 제1조는 바로 용수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천태종의 실질적인 교의의 완성은 법화경을 주목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천태대사 지의는 법화경의 연구를 통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 모든 불고가 나름의 존재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이해했다. 천태종의 교학은 소위 교관이문(敎觀二門)이라고 하여 이론과 실천으로 조직되어 있다. 교는 교판과 교리를 포함하며 관은 소위 지관(止觀)이라고 하는 실천 방법이다. 교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오시팔교(五時八敎)라는 교판, 즉 일심삼관(一心三觀)이라는 진리관, 그리고 일념삼천(一念三千)이라는 세계관을 들 수 있다.


천태종의 제 2대 조사인 혜문(慧文)은 특히 법화경을 선에 있어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여기고 자신의 수행을 통하여 확신하게 되었다. 천태 사상은 지의의 주요한 세 가지 저술, 즉 법화문구(法華文句), 법화현의(法華玄義), 그리고 마하지관(摩詞止觀)에 잘 나타나 있다. 법화현의와 법화문구의 2부는 모두 천태의 교상(敎相)을 밝힌 것이나, 마하지관은 실천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문은 그의 제자인 관정(灌頂)이 썼으며, 본론에 들어가서 소위 '五略十廣(각 장이 5부분의 대략적인 개요와 그 5부분에 대해서 다시 10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것을 말함)'의 논리 정연한 조직 아래서 論이 전개되어 간다. 제1장부터 제5장까지는 지관의 개념에 대해서, 제6장은 지관의 준비에 대해서, 제7장은 지관의 실수에 대해서, 제8장은 지관의 성과에 대해서, 제9장은 지관의 응용에 대해서, 제10장은 지관의 귀결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2. 천태종의 敎學


(1) 3종지관과 일념삼천 : 지의의 제자인 관정(灌頂, 561-6239)에 의해 편집된 마하지관은 삼종의 지관, 즉 원돈(圓頓, 완전한 것), 부정(不定, 불완전한 것), 점차(漸次, 점차적인 것)를 열거하고 있다. 점차지관이란 얕은 곳으로부터 깊은 곳으로 점차적으로 지관을 실수하는 것을 말하며, 부정지관이란 때와 경우에 따라 깊고 �음과, 전후가 서로 호응하는 것을 말하고, 원돈지관이란 전체적 총합적으로 곧바로 실상의 구극을 체득하고 체현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원돈지관은 대승의 궁극적 통찰인 열반과 윤회, 법신과 현상계의 합일을 깨닫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일념삼천(一念三千, 한 번에 삼천세계를 다 생각한다 - 천태종의 우주관)'의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언어나 개념으로 표현할 수 없는 직접적인 종교적 체험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일념삼천이란 한 순간 혹은 한 찰나의 한 마음 가운데 삼천의 세계가 갖춰진다는 세계관이다. 우선 불교에서는 윤회의 세계로 육도(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를 들고 있다. 이 육도를 떠난 곳에 깨달음의 세계가 열린다고 생각하는데, 대승불교에서는 여기에 성문승, 독각승, 보살승이라는 삼승을 인정하고, 천태종에서는 여기에 불승(佛乘)이라는 부처의 세계를 인정하는데, 이로써 10계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 10계는 완전히 별개가 아니라 서로 내포하므로 하나의 세계는 나머지 아홉 개도 갖춰져 있다. 이렇게 보면 100계가 된다. 그런데 천태종은 이론적 배경이 되는 법화경에서 십여시(十如是)라는 범주를 찾아내어 이 100계에 적용하므로 다시 총 1000계가 된다. 이 1000계는 각기 세계를 기본적으로 구성하는 3종의 세간, 즉 오음세간(五音世間), 중생세간, 국토세간을 적용하여 이 우주는 총 삼천세계가 된다. 결국 삼천세계란 일체의 생명체와 사물이 존재하는 우주이며, 역동적인 생성이 이루어지는 세계 전체를 가리킨다. 이 모든 세계가 한 순간의 우리 마음에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 일념삼천이다. 이는 천태종의 독특한 견해로서, 이에 의하면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이다. 이 가능성은 즉 우리의 삶 속에서 부처의 세계가 실현될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2) 空(공)·假(가)·中(중) 삼관(三觀) : 용수는 2제설에 따라서 개념적인 세계와 참된 진리의 세계, 즉 공의 두 가지로 나누었으나, 지의는 이 둘에 중(中)의 개념을 추가하여 공, 가, 중의 세가지 범주를 완성시켰다. 이는 천태종의 특징적인 교의로서 일심삼관(一心三觀)이란 삼제원융(三諦圓融)이라고도 한다. 즉, 세가지의 진리가 서로 통하여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 셋이란 중론에서 말하는 공과 가설과 중도이다. 천태종에서는 이를 空·假·中이라고 표현한다. 이 셋을 공관에 의해 자각한다는 것이 삼제원융의 입장이다. 천태는 공사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기 위하여 공·가·중 3가지 카테고리를 수립했다고 볼 수 있다. 이 3가지 카테고리의 수립에는 중론의 <관사제품> 제24 송에 있는 "연기라는 것, 우리들은 그것을 공성(空性)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가명(假名)이며 바로 중도이다."와 서기 5세기경 중국의 위작(僞作)이라고 생각되는 <보살영락본업경>에서 말하는 "從假入空·從空入假·中道第一義"의 3관을 응용했다. 종가입공이란 분별에 따라 분리된 대상들이 서로 가상의 연기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파악함으로써 공의 진리를 깨닫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가(假)에서 공(空)에 들어가도 공이라는 것이 있어 그것에 맞부딪친다고 하는 식으로는 생각해서는 안된다. 무릇 공이란 실제적인 사고를 초월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공에 들어가도 공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결국 공도 역시 공공(空空)이다. 이것이 바로 종공입공의 입장으로 종가입공은 공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공도 역시 공이라고 관찰하고, 공의 진실도 역시 진실이 아니라고 하여 진비진(眞非眞), 공으로부터 가(家)로 역입(逆入)하게 됨을 말하는 것이다. 더욱이 종공입가는 가를 공으로 관(觀)하고, 공도 공으로 관하며, 또한 가를 깨뜨려 공을 사용하고, 공을 깨뜨려 가를 사용하기 때문에 '평등관(平等觀)'이라고도 불린다. 다시 말하면 종가입공에도 머무르지 않으며, 또한 종공입가에도 머무르지 않는다. 두 관법이 함께 존재하고 작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을 '중도제일의'라고 한다. 이는 공과 가의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항상언 공가상즉(空假相卽)의 중(中)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됨을 말하는 것이다.


(3) 6가지의 일체 - 6즉(卽) : 지의는 6가지 일체(六卽)를 말하였는데, 이것은 교리와 실제를 동일시하고, 만유의 불성의 내재를 선의 시작이고 끝으로 본 것이다. 결국 제 6단계에 이르면 불성과 불성의 궁극적 실재를 깨닫게 된다. 이러한 일체는 6단계를 걸쳐서 자기 폄하와 의심을 제거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천태종에서 원교(圓敎)의 수도상 계위를 6단으로 나눈 것으로, 이 6단은 사람의 수행상에서 미오(迷悟)의 차별이 있음을 표시한 것 뿐, 수행의 대상인 실상(實相)의 이치에는 미·오가 둘이 아닌 것이므로 6즉(理卽, 名字卽, 觀行卽, 相似卽, 分眞卽, 究竟卽)이라 한다.


(4) 천태종의 교상판석(敎相判釋, 敎判) : 교상판석이란 일반적으로 석존이 일생에 설한 교설, 즉 수많은 경전들을 그 말한 시기에 따라 분류 판별하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경전의 종파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 보통인다. 흔히 자파의 입장의 우월함을 입증하려는 의도가 담김으로써 다른 교설들이 상대적으로 열등시 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교설을 다른 모든 교리들을 아우르는 '원교(圓敎)'라고 한 것이다. 특히 천태종의 원교라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완전히 조화를 이루는 중도를 가르치는 교를 말한다. 그러므로 원은 하나의 요소가 모든 요소를 내포함을 의미하고, 결국 "하나가 곧 전체요 전체가 곧 하나"(一卽多 多卽一)라는 원리를 뜻한다. 이 원교는 법화의 교상판석(敎相判釋)인 8교중 화법사교(化法四敎)의 장교(藏敎), 통교(通敎), 별교(別敎), 원교(圓敎)중의 최상의 교, 즉 자신의 천태교를 말하고 있다.


< 표 - 천태종의 교상 : 5시8교(五時八敎) >


5시 


① 화엄시(華嚴時) : 성도 후의 21일 동안 설함 - <화엄경>


② 녹원시(鹿苑時) : 이후 12년 동안 - <아함경>


③ 방등시(方等時) : 이후 8년 동안 - <유마경>, <사익경(思益經)>, <승만경> 등


④ 반야시(般若時) : 이후 22년 동안 - 반야 계통의 경전들.


⑤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 : 이후 8년 동안 - <법화경>, <열반경>(이는 부처님이 입멸 직전 하루와 한 밤 동안 설했다고 한다.



8교


화의사교(化儀四敎)


① 돈교(頓敎) : 아무런 방편을 사용함이 없이 곧바로 인식한 것을 부처님이 설한 것. 이는 5시 중의 화엄시에 해당된다.


② 점교(漸敎) : 부처님의 교설 중 많은 사람들은 깊은 생각으로 점진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5시 중의 녹원시와 방등시에 해당된다.


③ 비밀교(秘密敎) : 이는 신비적 교의를 가리키는데, 사실상 신비적 부정교(不定敎)라 할 수 있다. 이런 불확정성은 화엄시로부터 방등시까지 내재되어 있다.


④ 부정교(不定敎) : 앞의 비밀교와 비교하여 비신비적 부정교라 할 수 잇다. 듣는 사람들 모두는 자기들이 함께 듣고 있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다르게 듣고 다양하게 이해한다.


화법사교(化法社交)


① 장교(藏敎) : 아함경을 비롯한 소승의 모든 교의를 가리킨다.


② 통교(通敎) : 모두에게 공통되는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삼승에 통하는 것으로서 대승의 기본교의이다.


③ 별교(別敎) : 순전한 대승의 가르침이며, 특히 보살에 대한 가르침이다. 앞의 장교와 통교에서는 공(空)의 한 측면만을 단순히 가르치지만, 여기서는 중도의 교의를 가르친다.


④ 원교(圓敎) : 앞의 별교는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중도를 설하는 반면, 여기서는 완전히 융통되고 상호 동일화된 중도를 설한다. 즉, 원교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완전히 조화를 이루는 중도의 가르침을 말한다.



3. 천태종의 수행론


(1) 지관(止觀) : 지의는 禪(dhy na)을 마하지관에서 지관이라는 용어를 도입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산스크리트어로 지는 amatha(pal. samatha), 관은 vipa yan (pal. vipassn )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는 평온함, 조용함, 감정의 제어라는 뜻이고, 관은 명료한 인식, 통찰, 내적 통찰이라는 뜻을 가진다. 선정의 불완전한 단계에서도 지관이라는 말을 쓸 수가 있으며, 깨달음을 성취한 단계에서는 궁극적으로 불성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2) 사종삼매(四種三昧) : 마하지관에서는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수행의 방법을 4가지로 압축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을 사종삼매(四種三昧)라고 한다. 4종의 삼매는 상좌(常坐, 항상 앉아서), 상행(常行, 항상 걸어다니면서), 반행반좌(半行半坐, 걷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하면서), 비행비좌(非行非坐, 걷지도 않고 앉지도 않으면서)의 4가지로 이루어 진다. 삼매(三昧, sam dhi)라는 말은 전통적으로 수행의 완성을 말하나, 지의는 수행의 방법이라는 보다 확대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앞의 세 수행법은 자세와 정신의 집중을 요하고 특히 상좌삼매는 고전적인 연화좌(蓮華坐, padm sana, 결가부좌)에 해당하는 것이다. 상행삼매란 것은 불립삼매(不立三昧)라고도 하며, 선정 가운데서 시방에 계신 부처님이 수행자 앞에 나타나 섰음을 보는 수행방법으로, 90일 동안 오로지 돌기만 하면서 쉬지 않고 아미타불의 이름을 부르면서, 마음으로 아미타불을 생각하는 수행법을 말한다. 반행반좌삼매라는 것은 걸어다니면서 경문을 외우거나, 편안히 않아 조용히 생각하여 망념을 없애는 방법으로, 진언이나 다라니 등을 외면서 행하는 밀교적 방법이 있고, 법화경을 염송하거나 보현보살을 염상하는 방법을 통한 법화경에 근거한 방법의 두 가지가 있다. 비행비좌삼매는 수자의삼매(隨自意三昧)라고도 하며, 어떠한 정해진 수행 기간도 없이, 행주좌와(行住坐臥)를 가릴 것 없이, 생각나는 대로 항상 온갖 일을 통하여, 즉 일상을 통하여 닦는 수행법을 말한다. 이 중에서 상좌삼매와 상행삼매는 천태의 전통에서 널리 행해졌다.


(3) 십경(十境)과 십승관법(十乘觀法) : 마하지관에서는 또한 '지관의 대상'으로서의 '십경'과 '지관의 방법'으로서의 '십승관법'을 설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적 상황과 그에 대한 해결 방도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십경이란 대경(對境)으로, 음계입으로 음입계경, 음망경이라고도 지칭된다. 상세하게는 5음, 12처(입), 18계로 분류된다. 요컨대 현실적인 일상심 내지 일상세계의 일이다. 첫 단계로서 눈 앞의 모든 모습을 관법의 대상으로 선택하고, 그것에서 차례대로 깊숙하게 들어가는 것이다. 십승관법은 십경에 대한 능관의 측면, 즉 지관을 실수하는 주체측에 대하여 열 가지 관찰방식을 말한다. 십승이라 명명된 것은 그것이 깨달음으로 끌어주는 마차이기 때문이다. 십경의 각각에 대해 십승관법이 형성된다. 모두 해서 백법성승(白法成乘)이라 한다.


4. 천태 사상의 특징


(1) 법화경의 사상 : 법화경의 원형은 AD. 50 년경에 성립하여, 서기 150년 무렵까지의 사이에 증보·첨가되어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그 원형에서 강조하는 것이, 우주의 통일적인 진리로서의 '一乘妙法'이다. 이것이 법화경에 있어서 空인 진리의 적극적인 표현이다. 모든 존재는 독립·고정적인 실체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서로 관계하면서 생기하고 있다. 정신과 육체는 서로 작용하며 영향을 미치고 존재한다. 여자가 있기 때문에 남자를 알 수 있고, 남자가 있기 때문에 여자를 알 수 있다. 각자 혹은 어느 한 쪽이 독립·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를 공이라고 했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 모든 존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空인 진리라고 하는 것이다. 空이라는 진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무한한 절대적인 진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과 육체는 정신적인 것, 또는 육체적인 것이라고 하는 한정적·대립적인 것에 의지하지 않고, 그러한 한정·대립을 초월한 것(空)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한정·대립을 초월한 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무한 절대이다. 불교에서는 허공( ka a)이라는 말을 흔히 공과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이 허공은 무한·절대를 표현하는 말이다. 법화경은 이것을 다시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일승의 묘법(saddharma)이라고 했다. 이것은 우주의 통일적인 진리이다. 모든 존재는 개별적이 아니며, 서로 관계하면서 존재한다. 즉 둘이 아닌 일체가 존재의 참다운 모습이다. 바꿔 말하면 둘이 아닌 일체인 진리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 둘이 아니고 일체인 진리를 법화경은 일승의 묘법, 즉 우주의 통일적인 진리로 표시한 것이다. 모든 존재는 일승의 묘법에 의해서 유지되공 포함되며, 전체가 하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2) 법화와 화엄의 차이 : 그런데 법화경에 이어 나타난 화엄경은 空·不二一體의 진리를 純一이라는 형태로 표현했다. 일승은 법화경에서는 총합·통일성을 의미한 데 대하여, 화엄경에서는 순일무잡성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것이 중국에 있어서 화엄철학이 법화경을 東敎一乘으로, 화엄경을 別敎一乘으로 삼게 된 까닭이다. 동교란 전체를 합하여 같은 것이 된다는 의미이고, 별교란 특별히 뛰어난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와 관련하여 천태지의도 화엄경을 별교로 간주했지만 이 경우의 別이란 격별(隔別)의 의미로서 비판적으로 사용된 말이다. 즉 천태지의는 진리의 총합·원만성에 중점을 두고 거기서 총합·통일의 원리를 설하는 법화경을 원교(圓敎)라고 하여 최고의 위치에 놓았다. 그렇다면 법화경에 근거한 천태의 사상과 화엄의 사상간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절대관에 있어서는 화엄과 천태가 '不正卽肯定(부정즉긍정)'의 제3절대에 입각하지만, 그 위에서 화엄은 제1의 부정적, 대립적 절대로 기울고, 법화와 천태는 제2의 긍정적·상즉적 절대로 기우는 경향을 나타냈다. 즉 화엄적 입장에서 볼 때, 절대진리는 순일(純一)·순선(純善)한 것으로서 현실상에서 찬란히 빛나는 이상의 빛이었다. 그것에 비하면 법화나 천태의 입장에서 볼 때 절대진리는 多엥 즉하고, 惡에 즉하며, 현실에 즉하여 세워진 것이다. 화엄과 천태 모두가 '一卽多·多卽一'을 말했으나, 화엄은 '一卽多'에 역점을 두었고, 천태는 '多卽一'에 역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화엄은 '一'에 중점을 두며 一로부터 多를 보려고 했고, 천태는 多에 중점을 두고 多로부터 一을 보려고 했다. 화엄은 "一로부터 多"이고, 천태는 "多로부터 一로"이다. 이 미묘한 차이가 천태와 화엄을 논쟁으로 몰고간 도화선 혹은 시발점이 되었다.


(3) 천태종의 원교적 특성 : 이처럼 지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천태교의 사상이 교상판석에서 원교라고 파악하였던 것처럼 밀교, 선불교, 율, 정토교 등의 모든 대승불교의 교리들을 포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특히 교리 뿐만 아니라 선수행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어서 이론과 실천(敎·觀)을 모두 중요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천태의 교리는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불교의 풍부한 교리적 토대를 이루었다.



Ⅲ 한국의 천태사상


1. 고려불교의 양상


고려 태조 왕건은 건국 당시부터 불교로써 시작하여 중엽에 이르기까지 그의 연구가 성행하였고 이어서 말기에는 국민 전체가 독신적(篤信的) 태도를 시종일관하여 견지하였다. 신라말 도선국사(道詵國師)는 고려의 건국과 국민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고 특히 왕실과는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되어 신국가의 인심을 수습하고 국조(國祚)의 기반에 공헌한 바가 있었다. 태조왕건은 먼지 10개의 사원을 개경에 건립하고 신라황룡사의 9층탑을 모방하여 평양에 구층탑을 재건함으로써 佛法에 의하여 국가의 발전을 기원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또 後王들을 위하여 십훈요(十訓要)를 제정하여 국가 治世의 기본정신을 명시하고 그 제 1 조에는 국가의 대업을 반드시 諸佛의 加護에 의하여 되는 것이니 불교를 근본정신으로 삼으라고 하였고 그리고 또 그의 제6조에는 팔관회와 연등회를 불사로서 하여 영구히 매년 봉행하라고 하였던 것이다.


2. 大覺國師 義天


고려 중기의 인물로 고려의 천태종을 개창했다. 속성은 왕씨고, 이름은 후(煦), 호는 우세(祐世)이다. 고려 제 11대 왕인 문종의 넷째 아들로, 어머니는 인주이씨(仁州李氏) 가문 출신의 인예태후(仁睿太后)이다. 1065년(문종 19) 난원(爛圓)에게 출가했으며, 그해에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오관산(五冠山) 영통사(靈通寺)에 들어가 화엄학을 중심으로 불교경전을 공부했다. 1067년에 최고 승직인 승통(僧統)에 올랐으며, 불경에 대한 승려 및 학자들의 저술을 집대성할 것을 맹세했다. 1077년에 처음으로 화엄경과 그에 대한 연구서를 강의했다. 의천은 불교전적을 수집하고 화엄학과 천태학의 교리상의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중국 송나라에 유학할 것을 결심하였다. 1084년(선종 1년) 5월에 중국으로 들어가 7월에 송나라 서울 변경( 京)에 들어가 철종(哲宗)을 만나고 계성사(啓聖寺)에 머물렀다. 철종의 추천으로 화엄종 승려 유성(有誠)을 만나 법장(法藏)의 5교판과 지자(智者)의 4교판의 차이점에 대해 문답을 나누었다. 그 후 항저우(杭州) 대중상부사(對中祥符寺) 정원(淨源)에게 능엄, 원각, 기신(起信)과 법장, 지자의 불교에 대해 토론하고, 다시 혜인원(慧因院)에 가서 정원을 만났다. 해인원에 머물 때 불교전적 7,500여 권을 기증하고 많은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원래 선종에 속했던 혜인원이 화엄종으로 바뀌었으며, 이름도 고려사(高麗寺)라 하게 되었다. 곧 이어 천태산 지의(智 )의 탑을 참배하고 본국에 돌아가 천태교학을 선양할 것을 맹세했다. 이와 같이 의천은 송에 머물면서 당시 활동하고 있던 거의 모든 종파의 고승들을 만나 불교에 대하여 토론했다. 의천의 불교사상은 화엄학을 중심으로 나름대로 잘 짜여진 하나의 틀을 이루고 있다. 우선 교학면을 보면, 그는 중국 징관(澄觀) 단계의 화엄학을 토대로 하여 법상종의 유식학을 견제하려는 성상겸학(性相兼學)을 주장했다. 또 같은 화엄학 내에서도 고려초 균여(均如)의 주술성을 배격하며 불교적 합리주의를 강조했다. 실천면에서는 선(禪)의 수행을 중시했다. 의천은 선을 습선(習禪)과 설선(說禪)으로 나눈다음, 조계혜능(曹溪慧能) 이래의 선종을 말로만 하는 선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하는 대신, 습선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고 그 대상을 천태선에서 찾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화엄학과 천태학의 일치를 증명했는데, 그것이 화엄종 승려이면서 별도로 천태종을 개창하게 된 사상적 이유였다. 천태종 개창은 현실적으로 법상종을 견제하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3. 고려불교에 있어서의 천태종


고려 초기에 出世한 諦觀法師(제관법사)는 삼국통일의 이념과 會三歸一의 원리가 합치된다고 하는 천태종을 위하여 국내, 국외를 통하여 활약하였다. 그리고 均如大師(균여대사)는 분파에 허덕이던 華嚴敎學을 통합하기에 진력하였고, 특히 화엄에 관한 많은 주석서를 저작하여 재래의 형식을 버리고 方言으로서 서술을 하여 난해의 교리를 평범하게 주석함으로써 불교의 보편화 대중화에 노력하였다. 이와 같이 신라불교를 계승한 고려의 불교는 대각국사(大覺國師)의 출세에 의하여 비로소 획기적 新佛敎를 창설하게 되고 그의 면목을 一新하게 되었다. 즉 5敎9山 전부가 신라의 법계를 계승한 것이나 드디어 敎派와 禪派와는 노력을 角逐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언 대각국사가 통일이념의 견지에서 천태종을 새롭게 열게됨으로써 禪敎合一의 사상이 전불교계를 風靡하여 禪宗도 그의 교리적으로는 천태의 관법(觀法)에 攝收되어 종래의 대립적 항쟁은 해소되고 화합의 이념과 그의 실천이 나타나게 되었다. 천태의 교학은 신라시대에서도 낭지(朗智), 원효(元曉)등에 의하여 연구되어 있었었고 고려초에서도 천태교법이 전래되었으나, 항상 화엄종과 선종등에 壓迫되어 고려초 까지는 완전한 일종으로서의 국가의 공인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려태조가 개국할 때에 행군복전사대법사 능긍(行軍福田四大法師 能兢)등이 上疏하여 '會三歸一 一心三觀으로서 교의로 하는 천태종을 이 땅에 開倉하면 그의 공덕에 의하여 신라, 후백제, 고려의 三韓을 회합하여 삼국통일을 성취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당시의 사상계와 왕도 이것을 믿고 일반에도 보급되어 후세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므로 현광(玄光), 의통(義通), 지종(智宗) 등도 천태교학을 연구한 종장(宗匠)이었으나, 결국은 대각국사가 그의 국가적 요청에 응하여 개종의 결실을 보게되었다. 그 뿐아니라 대각국사의 일대사업은 불교문화의 특이성을 가진 속장(續藏) 간행의 사실이니, 이것은 고려문화의 정화(精華)인 동시에 세계에도 예가 없는 매우 가치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고려 천태종은 고려초에 법안종(法眼宗) 계통의 승려가 대거 합류함으로써, 중국과는 달리 선종에 속하게 되었다. 당시 천태종에 합류하는 것을 거부하고 조계혜능 이래의 전통적 선종을 고수한 승려들이 자신들을 조계종(曹溪宗)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따라서 12세기에 들어가면서 불교계는 교종의 화엄종과 법상종, 선종의 천태종과 조계종으로 재편되었다. 의천의 천태종은 귀족적이어서 지방민과 일반인에 대한 종교적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한 특색이다. 또한 5교판에서 제일 하위인 인승(人乘)에 유교를, 그 위의 천승(天乘)에 도교를, 그리고 그 위의 나머지 성문성(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에 불교를 각각 둠으로써, 불교의 우위하에 유교와 도교를 포섭하려는 의식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Ⅳ 일본에서의 천태교


일본의 천태종은 처음부터 이미 화엄이나 <대승기신론>의 사상을 수용하고 있었다. 最澄(766∼822)은 천태법화교학을 연구하기에 앞서, 화엄의 논서나 <대승기신론>을 연구하였다. 이미 이렇게 중국적으로 연구된 일본의 천태교학은 화엄종과 교섭하기에 이르렀다. 최징은 대표적인 불교사상을 법화 일승 아래 결집, 동원하여 불교의 총합적인 체계의 확립을 도모했다. 그것은 직접적으로는 나라(奈良) 불교계의 어수선했던 가정집회에 대한, 하나의 신념의 줄기를 세워주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우연히 같은 시대에 출현했던 空海(774∼835)도 불교의 총합체계를 시도하였다. 그러나 최징과 공해에게 있어서 최고 진리의 탐구방향은 대조적으로 최징은 우주를 구극적인 방향에서 원심적으로 진리를 탐구하고 있었고, 공해는 우주를 정신의 내면적인 방향에서 구심적으로 진리를 탐구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최징은 구극의 진리에 해당하는 법화경의 일승묘법을 근간으로 삼았고, 공해는 정신의 내면의 신비에 해당하는 진언밀교의 비법을 핵심으로 삼아, 각각 사상·철학의 총합체계화를 꾀했던 것이다. 공해의 사상체계는 훌륭하게 완결된 것으로서 교리적으로는 덧붙일 여지가 없다. 그 때문에 공해 이후의 진언종은 오로지 신비한 체험의 기술을 연마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이른바 敎相에 대한 事相의 중시이다. 히에이산은 인격완성의 도량, 진리탐구의 배움터가 되었던 반면, 高野山은 비법전수의 신령한 도량, 신비한 체험의 영산이 되었다.


일본천태에서는 밀교를 수용하여 事相의 방면에서 발달했지만, 교리의 연구에 중요한 노력을 기울여 히에이산은 진리의 전당으로서의 위용을 갖추기에 이른다. 또한 철학적으로는 사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진리의 절정을 이룩하게 되었다. 그것은 한마디로 절대적인 일원론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것을 일본에서는 '천태본각사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본각이란 <대승기신론>에 설해진 말로서 覺·不覺의 둘을 초월한 不二·空에 진실한 절대적인 깨달음이 있고, 그것이 생멸의 현상계(생멸론)에서 본연으로서 갖춰져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천태본각사상은 <대승기신론>의 본각의 의미를 확대해석하여, "생멸·변화하는 현상계야말로 본래 진실한 깨달음의 세계"라고 주장했다. 다종다양한 事相이 생기·변화하는 현실의 모습이야말로 영원·보편적인 진리의 생성·약동하는 모습이었다. 그것이야말로 진실로 생동하는 진리였다. 그와는 반대로 현실상을 버리고 세워진 진리는 진실치 못한 진리이며, 동시에 죽은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본각사상은 일본 불교의 여러 종파뿐만 아니라, 일반사상이나 神道의 이론, 또는 문학·예술의 방면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 일원론은 본래 이원·상대적인 현실상을 무시하고 수립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본각사상을 추진하고 있던 천태의 학승들은 절대적 일원의 경지에 도취한 나머지, 현실의 이원·상대적인 현실상을 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천태본각사상은 가마쿠라(鎌倉) 말기에서 南北·室略 시대까지는 융성했지만 끝내는 종교실천적으로 타락의 길을 걷고 애욕과 재물욕의 성취를 기원하는 경향까지 이르게 되었다. 결국 에도(江戶) 중기에 慈山妙入(1637∼1690)·靈空光謙(1652∼1739)이 나와 철저하게 비판을 가한다. 그 결과 천태본각 사상은 종말을 고하게 된다. 이리하여 일본에서 천태본각사상의 철저한 절대적 일원론과 법연이 주장한 정토염불의 철저한 상대적 이원론이 나란히 발생하게 된 것이었다.



< 결 론 >


천태의 사상은 천태대사 지의를 중심으로 펼쳐졌고, 인도불교의 전통을 중국의 전통에 따라서 새롭게 형성시켰다. 천태의 사상은 '일즉다·다즉일(一卽多·多卽一)'을 수용하고 있으나, 화엄이 '일즉다'를 강조하는데 반해서 '다즉일'을 강조하므로써 많은 교법들을 하나로 귀일시키는 일원론적 성향을 보였다. 이처럼 지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천태교의 사상은 자신들의 교상판석에서 원교라고 하였던 것처럼 밀교, 선불교, 율, 정토교 등의 모든 대승불교의 교리들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리뿐만 아니라 선수행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어서 이론과 실천(敎·觀)을 모두 중요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천태의 교리는 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고려의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서 한국의 천태종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 한국의 천태종은 조계종과 함께 선종을 형성하는 특색을 보인다. 천태종의 사상은 일본으로 건너가서 천태본각사상을 형성하는등 일본 불교의 교학 형성에 큰 바탕을 이룬 것이다. 이처럼 천태의 사상은 화엄 사상과 더불어 대승불교 교학 형성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많은 기여를 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 참고문헌 -


1. 인도의 선, 중국의 선, 아베 쵸이치 외, 최현각 옮김, 민족사


2. 천태법화의 사상, 타무라 시로우-우메하라 타케시, 이영자 옮김, 민족사


3. Understanding Buddhism, Heinrich Dumolin


4. 불교사전, 운허용하, 불서보급사


5. 100문 100답 불교강좌편


6. 高麗大覺國師와 天台思想, 조명기, 경서원


7. 브리태니커 대백과 사전, 동아일보-브리태니커 공동출판


8. 일본의 불교, 渡 照宏, 이영자 옮김, 경서원



출전: http://compassion.buddhism.org/main5/080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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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태사상(天台思想)


천태의 교리적 핵심은 제법실상(諸法實相)이다. 제법이란 세상의 모든 것이라는 말이고, 실상은 참된 존재라는 뜻이다. 그래서 제법실상이란 현실의 온갖 사물이 참된 존재라는 말로써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제2품 방편설에 나오는 말이다.


천태학의 소의경전은 <법화경>이며, 이 경을 중심으로 교학을 발전시켜 나간다. 천태에서는 <법화경> 28품을 앞뒤 14품씩으로 나누어 본다. 앞은 적문(迹門)이라 하는데, 현실적으로 제법실상을 중심으로 불타의 금생교설을 총괄하였고, 뒤의 본문(本門)은 시간적으로 제법의 영원성을 지시하고 불타의 과거세의 온갖 행적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천태학의 주요전적이라 할 때 <법화경>보다는 삼대부로 불리는 법화경의 세 가지 주석서를 더 중요시하는 것이 사실이다. 삼대부는 천태의 강의내용을 장안 관정(灌頂)이 필수 정리한 것이다. 천태종의 개종자인 지의는 많은 저서를 남겼지만 그 가운데서도 만년에 학문과 수행이 원숙한 경지에서 독창적인 불교학의 체계를 세워 강설한 주석서인 <법화문구(法華文句)>와 법화철학의 정수요 원론서인 <법화현의(法華玄義)>와 수행과 실천의 대도를 밝힌 <마하지관>을 삼대부로 불러왔다.


먼저 <법화현의>는 <법화경>과 천태학의 총론적 연구서이다. 교상문(敎相門, 교학)의 대표 저서로서 <묘법연화경>이라는 경의 제목을 중심으로 하여 경전의 요지를 해석하고 붓다 일생의 교법을 체계적으로 논술하였다. 이른바 오중현의(五重玄義)로서 법화사상을 강론한 것이다. 곧 경의 제목, 주체, 근본, 작용, 교판의 다섯 기준에서 <법화경>을 중심으로 모든 경전을 분석 판별하여 법화우위를 주장한 것이다.


<법화문구>는 <법화경> 28품의 모든 문장을 해석한 주석서이다. 여기에서도 네 가지 기준을 설정하여 전형적인 경전 해석학의 규범을 제시하고 있다. 그 하나는 설법의 인연에 따른 해석이며, 그 둘은 듣는 이의 근기와 기호에 따른 해석이고, 다음은 불타의 입지가 법신(法身)의 본래불인가 아니면 화신불(化身佛)인가 등에 따른 차별적 해석이며, 마지막은 관심법 등 신행방법의 차이에 따른 해석이다.


삼대부의 마지막인 <마하지관>은 천태종의 실천적 관심법을 체계화한 저서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선정법은 천태 이전부터 전해온 여러 경전들의 내용을 모으고 정리한 것이어서 독특한 것은 아니지만 지의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1.천태의 교상판석


중국에서의 교판사상의 기원을 찾아본다면 동진시대의 라집(羅什)과 보리유지(菩提流支)의 일음교설(一音敎說)이 있었고 라집의 수많은 문하 중에서도 특히 도생(道生)의 사종법륜설(四宗法輪說)과 승예(僧叡)의 사교설(四敎說) 등이 있었다. 육조시대에 들어오면서 동진시대에 행해지던 교판사상이 점차 발달하여 ‘남삼북칠(南三北七)’의 교판이 형성되었다. 먼저 남방 삼가(三家)의 교판설을 살펴보면 이들은 불교를 돈교(頓敎)와 점교(漸敎)로 나누었다.


돈교에 <화엄경>을 배대시켰으며 점교는 유상교(有相敎; 아함), 무상교(無相敎; 반야), 억양교(抑揚敎; 유마), 동귀교(同歸敎; 법화), 상주교(常住敎; 열반)로 나누었다. 북방 칠가(七家)의 교판설 가운데 광통(光統)과 혜광(慧光)의 사종판(四宗判)에서는 불교를 인연종(因緣宗; 비담), 가명종(假名宗; 戒論), 광상종(대품삼론), 상종(常宗; 열반, 화엄)으로 나누었다. 이 사종판은 후에 오시팔교(五時八敎)설 가운데 화의사교(化儀四敎)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천태대사 지의는 <법화현의>에서 ‘남삼북칠’이라 하여 이전에 정한 대표적인 교판 10 가지를 열거하여 전부 비판하고 자신의 교판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천태의 교판은 ‘남삼북칠’의 교판의 영향에 의해서 성립된 것이며 종래의 교판을 종합 집대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시(五時)와 화의사교는 비밀교를 제외하고 대부분 명칭이 이전의 교판 가운데 있고 지의는 그것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의는 불교의 모든 경교(經敎)를 불타가 설법한 차례와 순서에 따라 다섯 단계 즉 오시(五時)로 배열하였다. 여기에 설법의 방법과 형식에 따라 분류한 화의사교(化儀四敎)와 불타의 법의 내용을 일체교리를 분류한 화법사교(化法四敎)의 팔교(八敎)를 결부시켜 ‘오시팔교(五時八敎)’로 지칭되는 교상판석을 완성시켰다.


오시란 화엄시(華嚴時), 아함시(阿含時), 방등시(方等部), 반야시(般若時),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로 일체의 경전을 설한 시기에 따라 분류하고 통일한 것이다. 화엄시는 불타가 <화엄경>을 설한 것을 말하고 그 시기는 성도 후 21일간이다. <화엄경>은 불타가 직접 깨달은 법을 조금도 수식을 가하지 않고 순수한 형태로 직접 설한 것이다. 아함시는 불타가 장아함, 중아함, 증일아함, 잡아함 등의 <아함경>을 <화엄경>을 설한 직후 12년 동안 설한 것을 말한다. 최초의 설법장소가 녹야원이었으므로 녹야시라고도 한다.


<아함경>은 이해력이 가장 낮은 사람을 위한 경전으로 간주되며 불타 최초의 설법에 해당한다. 방등시는 불타가 <유마경><능가경> 등의 여러 방등(方等)경전을 아함 이후 8년 동안 설한 것을 말한다. 방등경은 소승의 사고방식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엄하게 나무라면서 대승으로 이끌어간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소승불교를 배척하고 대승불교를 찬탄했으며 소승을 부끄럽게 여기고 대승을 흠모한 것이다. 반야시는 불타가 각종의 <반야경>을 방등 후 22년 동안 설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공(空)의 근본진리를 해명함으로써 소승을 대승으로 길들인 것이 된다. 법화열반시는 불타가 <법화경>과 <열반경>을 반야 후 8년 동안 설하는 것을 말한다. <법화경>은 통일적인 진리 내지는 세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열반경>은 불타가 입멸할 즈음에 하루 밤낮을 설했던 것으로 내용적으로 <법화경>과 동등한 위치를 갖는다.


오시를 통(通)과 별(別)로 구분해서 보았는데, 통오시란 오시는 시간상 구별이 아니라 설명내용의 분류이며 오시 상호간에 오시의 설법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별오시란 시간상의 차제를 분류한 것이다. 팔교는 화의사교와 화법사교이다. 화의사교는 설법의 방법과 형식에 따라 돈교(頓敎), 점교(漸敎), 비밀교(秘密敎), 부정교(不定敎)로 분류한 것이고 화법사교는 불타의 법의 내용으로 일체 교리를 장교(藏敎), 통교(通敎), 별교(別敎), 원교(圓敎)로 분류한 것이다.


화의사교를 살펴보면 돈교는 직돈(直頓)의 의미로 점진, 유인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단번에 대승의 심오한 법을 설하는 것을 말하며 화엄시에 해당한다. 점교는 점차의 의미로서 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으로 점진, 유인하는 것을 말한다. 소승으로부터 대승에 걸친 설법이 포함되며 아함, 방등, 반야시에 해당한다. 비밀교는 비밀부정교의 약칭이며 듣는 사람이 서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알지 못한 채 가르침을 이해하는 것으로 모든 경전에 지칭된다. 부정교는 현로부정교(顯露不定敎)의 약칭이며 듣는 사람의 근기에 따라 의미가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소승과 대승의 모든 경전에 대하여 지칭할 수 있다.


화법사교는 지의의 독창적인 인식으로 지의의 불교관과 사상적 입장이 표출되어 있다. 장교는 경, 율, 론 삼장교(三藏敎)의 의미로서 소승불교를 가리킨다. 불교교리의 초보적인 단계로 특히 공(空)을 파악하는 방법에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상으로는 자기 및 세계를 요소로 분석하여 진정한 존재물은 이 요소뿐이며 이것을 법체(法體)라 하고 삼세(三世)에 항존하기 때문에 ‘삼세실유 법체항유(三世實有 法體恒有)’를 주장했다. 바로 사물을 요소적으로 분석해감으로써 결과적으로 공무(空無)를 주장하였으므로 절공관(折空觀)이라고 평하게 되었다. 또 공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그것에 정체했다고 하여 편공(偏空), 단공(但空), 단공(單空)이라든가 허무공견(虛無空見)이라고 비판받았으며 장교의 공관이나 입장은 진리로 인도하는 방법이 졸렬하다고 하여 졸도관(拙度觀)이라고도 지칭된다.


통교는 공통의 교법이라는 뜻으로, 앞의 장교에도 통하고 뒤의 별교, 원교에도 통하며 또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菩薩)의 삼승(三乘)에 공통되는 교리이다. 즉 대승과 소승에 공통되는 교리이다. 장교가 사물의 생멸을 분석적으로 관찰하는데 비해 통교는 사물 그대로에 합치하여 전체적으로 공이라고 본다. 바꿔 말하면 사물의 당체(當體) 그대로 공이라고 하여 당체즉공(當體卽空)의 이치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체공관(體空觀) 또는 즉공관(卽空觀)이라고 불린다. 생멸에 관해서는 생(生)을 고집하지도 멸(滅)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생과 멸을 초월한다는 의미에서 무생무멸(無生無滅)이며 간략하게 무생관(無生觀)이라 지칭된다. 장교의 졸도관에 대하여 이것은 교도관(巧度觀)이라고 지칭된다. 대승의 경전 가운데 특히 <반야경>이 통교를 대표한다.


별교는 앞의 장교와 통교, 뒤의 원교와도 구별되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한다. 오로지 보살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서 이 점이 이승(二乘)과 같지 않으며 대승에서 설한 특별한 가르침이다. 교리로서는 공(空)으로부터 가(假)로 나아가며 현실의 한량없는 모습에 대한 자유자재의 대응을 설한다. 그리하여 다시 중(中)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별교에 있어서 공(空), 가(假), 중(中)은 점차적이고 단계를 낮춘 것으로서 원융상즉에까지 이루지 못한다. 중(中)은 공(空), 가(假)에 대해 특별한 것이고 목적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중(但中)이라고 평해진다. 이러한 점에서도 별교라고 지칭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전으로 <화엄경>을 들 수 있다.


원교는 원유, 원만한 가르침이라는 의미이다. 진리 내지 세계를 총합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공가중(空假中)에 대하여 말하면 별교처럼 차제의 삼관(三觀)이 아니고 원융상즉의 일심삼관(一心三觀)이다. 공가중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참으로 적당함을 얻어서 진공묘유(眞空妙有)가 진(眞)이 되는 등, 여러 가지 사물이 본래 지녀야할 바를 얻어서 무작(無作), 자연스럽게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 원교에 가장 적합한 경전으로 <법화경>이 거론된다.


이상에서 천태의 교판론인 오시팔교(五時八敎)설에 대해 살펴보았다. 현대의 문헌고증에 의할 때 천태의 오시의 배열은 사실과 다르며, 오시팔교에 대한 역사성도 의문시된다. 그러나 오시팔교설은 천태대사의 불교관을 표명한 것으로 천태교학을 체계화하고 그것을 불타의 설법(說法)과 설시(說時)에 의거한 것으로 보면 그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여겨진다.


2.천태의 지관법문


천태사상은 크게 교상문(敎相門)과 관심문(觀心門)으로 나누어진다. 교상문은 이론적인 측면으로써 교학적으로 사상을 체계화한 것으로 ‘오시팔교(五時八敎)’가 대표적인 예이다. 관심문은 수행적인 측면으로 실천론이라고 할 수 있다. 천태지의의 실천론은 지관(止觀)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지관은 지의 이전부터 사용되었던 말로써 지(止)는 범어 samatha로 바깥 경계를 쫓아 일어나는 모든 잡념과 망상을 그치고 마음을 고요히 지니는 방법으로 곧 적정(寂靜)을 뜻한다. 관(觀)은 범어 vipasyana로 어떤 대상을 관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지관이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 가운데 정(定)에 속하는 정도이지만 지의에게 있어서 지관은 인도에서 의미하던 것을 넘어서 보다 넓고 깊은 차원을 나타낸다. 그에게 지관은 보다 정적인 면과 동적인 면,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 선정(禪定)적인 면과 선혜(禪慧)적인 면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지관은 크게 나눠서 점차(漸次)지관, 부정(不定)지관, 원돈(圓頓)지관의 세 가지가 있다. <마하지관(摩訶止觀)>에 의하면 이 세 가지 지관은 천태지의가 남악 혜사(慧思)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라고 한다. 점차지관은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점차적으로 지관을 실수(實修)하는 것을 말하고, 부정지관은 때와 경우에 따라 심천(深淺), 전후(前後)가 서로 호응되는 것을 말하고, 원돈지관은 전체적, 종합적으로 곧바로 실상의 구극을 체득하고 체현하는 것을 말한다. 천태지의의 저서 가운데 점차지관이 중심인 것은 <차제법문(次第法門)>이며, 부정지관이 중심인 것은 <육묘법문(六妙法門)>이며, 원돈지관이 중심인 것은 <마하지관>이다.


오시팔교의 화법사교에 의하면 장교에서는 석공관(析空觀)을, 통교에서는 체공관(體空觀)을, 별교에서는 공가중(空假中)에 대한 차제삼관(次第三觀)을, 원교에서는 즉공(卽空) 즉가(卽假) 즉중(卽中)의 일심삼관(一心三觀)을 닦는다. <마하지관>에서 말하는 원돈지관은 이 원교의 지관법으로 천태실천론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하지관>은 천태실천론의 궁극적인 이상인 원돈지관을 오략십광(五略十廣)의 조직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략(五略)은 발대심(發大心), 수대행(修大行), 감대과(感大果), 렬대망(裂大網), 귀대처(歸大處)로 구성되어 있다. 발대심(發大心)에서는 열 가지의 틀린 생각을 제시하면서 사성제나 사홍서원 혹은 육즉(六卽) 등의 교설을 매개로 삼아 생각을 바르게 하며, 즉공(卽空) 즉가(卽假) 즉중(卽中)의 지관의 구극을 향하여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수대행(修大行)에서는 신구의(身口意) 세 가지에 관하여 사종삼매(四種三昧)의 지관 실천법을 설명한다.


감대과(感大果)에서는 지관의 성과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하고, 렬대망(裂大網)에서는 지관의 달성에 의해 세간의 미혹이라는 그물이 파열되는 것을 말하고, 귀대처(歸大處)에서는 지관이 귀착해야 할 곳을 밝힌다. 오략(五略)을 확대해서 설명한 것이 십광(十廣)으로 대의(大義), 석명(釋名), 체상(體相), 섭법(攝法), 편원(偏圓), 방편(方便), 정수(正修), 과보(果報), 기교(起敎), 지귀(旨歸)로 구성된다. 대의(大義)에서는 오략(五略)의 대의를 기술하고, 석명(釋名)에서는 상대지관관, 절대지관, 천태가 의미하는 지(止)의 세 가지 뜻과 관(觀)의 세 가지 뜻을 밝힌다.


 체상(體相)에서는 지관의 체와 상에 대해서 설명하고, 섭법(攝法)에서는 리혹지행위교(理惑智幸位敎)의 여섯 가지 법에 의해서 일체법을 포섭하고 다시 그 여섯 가지 법이 상호포섭되는 것을 나타낸다. 편원(偏圓)에서는 대소(大小), 반만(半滿), 편원(偏圓), 점돈(漸頓), 권실(權實)에 대해서 상술한다. 방편(方便)에서는 25방편을 설하고, 정수(正修)에서는 지관의 대상인 십경(十境)과 지관의 방법인 십승관법(十乘觀法)에 대해서 기술한다. 과보(果報)에서는 관법을 성취해서 얻는 불과(佛果)에 대해서, 기교(起敎)에서는 중생을 교화하는 것에 대해, 지귀(旨歸)에서는 불과(佛果)를 성취해서 모두가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http://blog.naver.com/jkyung26.do?Redirect=Log&logNo=4000554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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