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증일아함경

66 악마와 싸워서 이기는 법

slowdream 2009. 7. 12. 08:26

66 악마와 싸워서 이기는 법

 

 


부처님이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악마와 싸워 이기는 일곱 가지 방법을 수행자들에게 가르쳐주었다.

“전륜성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는 일곱 가지 방법을 쓰면 외적의 침입을 물리칠 수 있다. 첫째는 이다. 둘째는 성문을 튼튼하게 지키는 것이다. 셋째는 성 밖에 해자(塹) 깊고 넓게 파는 것이다. 넷째는 성안 창고에 곡식을 가득 채워두는 것이다. 다섯째는 성안에 섶과 풀을 풍족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는 온갖 기구와 무기를 다 갖추어놓는 것이다. 일곱째는 성주가 총명하여 사람의 마음을 미리 알고 다스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른 나라에서 침노해도 그 성은 안전하다.

 

수행자도 이와 같아서 일곱 가지 방법을 쓰면 악마 파피야스도 침입하지 못한다.

첫째는 계율을 잘 지키고 위의를 갖추는 것이다. 큰 계율은 말할 것도 없고 작은 계율을 어기는 것도 두려워한다. 그것은 마치 안팎의 성을 높이 쌓는 것과 같다.

둘째는 눈, 귀, 코, 혀, 몸, 뜻(眼耳鼻舌身意)으로 그 감각대상인 모양, 소리, 냄새, 맛, 감촉, 관념(色聲香味觸法)을 대할 때 거기에 집착하거나 잡된 생각을 내지 않고 생각을 온전히 가져 육근(六根)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성문을 튼튼하게 지키는 것과 같다.

셋째는 설법을 많이 들어 잊어버리지 않고, 항상 바른 법과 도를 생각하여 과거의 일들을 모두 다 아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성 밖에 해자(塹) 깊고 넓게 파는 것과 같다.

넷째는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법을 배워서 온갖 방편을 갖추고 범행을 닦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성안 창고에 곡식을 가득 채워두는 것과 같다.

다섯째는 네 가지 증상의 마음 법(四增上之心法)을 생각하여 모자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성안에 섶과 풀을 풍족하게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여섯째는 내가지 신족(四神足)을 얻어 하는 일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온갖 기구와 무기를 다 갖추어놓는 것과 같다.

일곱째는 오온(五蘊)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를 자세히 분별하고 열두 가지 인연법(十二緣起法)을 잘 분별할 줄 아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성주가 총명하여 사람의 마음을 미리 알고 다스리는 것과 같아서 다른 나라에서 침노해 와도 그 성이 안전한 것과 같다.”

 

                                                  -증일아함 33권 등법품(等法品) 제4경

 

 

영국소설가 스티븐슨이 쓴 괴기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이중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지킬박사는 겉으로는 학식 높고 자비로운 이지만 밤이 되면 추악한 하이드로 변신한다. 인간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악의 모순된 이중성을 분리하는 악물을 복용한 때문이었다. 하이드는 살인을 하고 경찰에 쫓기다가 자살을 한다. 그 주머니에서 유서가 발견됐는데 하이드가 사실은 지킬박사였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플롯과 주제는 이 경전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르침과 매우 흡사하다. 불교에서 말하는 악마란 외재(外在)하는 실재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번뇌와 욕망을 말한다. 이 번뇌와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그것이 악마로 변하여 인간자신을 근본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지킬박사의 내면에 잠재한 악성인 하이드를 통제하지 못하면 그 방치된 악성이 온갖 죄를 짓는 것과도 같다.

 

인간은 누구나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면서도 마음속의 악마인 번뇌와 욕망을 지배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하루는 착하게 살고 하루는 악하게 산다. 낮에는 착해도 밤이 되면 악마가 된다. 불교의 수행은 이 이중성을 벗어던지기 위한 자기통제의 노력이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