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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지론과 여실지견

불가지론과 여실지견  뇌과학에서는 정신적인 인식과정을 뇌신경세포의 작용으로 이해한다. 바깥 사물인 대상에 대한 정보를 감각기관이 입력하면, 그 데이터를 뉴런과 시냅스를 토대로  화학신호와 전기신호로 전용한 후에 분석과 판단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대상에 대한 주체의 행위가 형성된다. 즉 입력 -> 판단 -> 출력의 시스템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대상과 주체의 상호작용이 또한 형성된다. 지극히 유물적 환원론이다. 인식과 판단, 그리고 행위의 조건인 의도. 이러한 정신작용이 물질과 상호의존적이지만 전혀 다른 실재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니, 이해하지 못한다. 유기체는 물질 일원론이 아니라, 물질.정신 이원론이다. 그런 까닭에 바깥 대상의 실체 또는 본질을 결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연하지만, 개미나 나비..

들뢰즈와 禪

들뢰즈와 禪  질 들뢰즈는 ‘동일성’을 혐오하는 ‘차이’의 철학자다. 그의 주저인 에서 ‘차이’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거칠게나마 이해해 본다. 그는 존재와 존재가 현실로 드러나기까지의 상태를 세 부분으로 나눈다. 이념(미분화)-강도(개체화)-반복(분화). 프로이트의 무의식-전의식-표층의식, 라캉의 실재계-상상계-상징계의 구도와 비교해 본다면 이해의 접근이 한결 가뿐해질 듯도 싶다. ‘이념’은 곧 ‘차이’로 존재적 개념이 아니고 존재의 속성인 ‘이치, 원리’이다. ‘강도’는 바깥인 타자와의 만남으로 인해 각인되는 내적 크기, 깊이, 충격 등을 가리킨다. 그리고 현실의 층에 모습을 드러내는 ‘반복’은 존재의 생성이다. 모든 존재는 ‘차이’를 그 태생적 한계로 지닌다. 말하자면, 동일성을 근거로 하는 똑같은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