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코오카알리야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날 거룩한 스승께서는 사아밧티이의 제타 숲, 고독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는 장자의 집에 계시었다.
그 때 수행승 코오카알리야는 스승이 계신 곳으로 갔다.
스승께 인사드린 후 한쪽으로 가서 앉아 말씀드렸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사아리풋타와 모옥갈리아나는 삿된 생각을 가지고 나쁜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스승은 수행승 코오카알리야에게 일렀다.
"코오카알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코오카알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사아리풋타와 모옥갈라아나는 선량한 사람들이다."
코오카알리야는 거듭 말했다.
"거룩한 스승이시여, 저는 스승을 믿고 의지하고 있습니다만, 사아리풋타와 모옥갈라아나는 삿된 생각을 지니고 나쁜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스승은 다시 수행승 코오카알리야에게 말씀하셨다.
"코오카알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사아리풋타와 모옥갈라아나를 믿고 사랑하여라, 그들은 선량한 사람들이다."
코오카알리야는 세 번째로 말씀드렸다.
"거룩하신 스승이시여, 저는 스승을 믿고 의지합니다만,
사아리풋타와 모옥갈라아나는 삿된 생각을 가지고 나쁜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스승께서도 세 번 같은 말씀을 하셨다.
"코오카알리야여,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그들을 믿고 사랑하여라, 그들은 선량한 사람들이다."
그러자 수행승 코오카알리야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승께 절하고 바른쪽으로 돌아 나가 버렸다.
그는 나가자마자 온 몸에 겨자씨만한 종기가 생겼다. 처음에는 겨자씨만 하던 것이 차츰 팥알만 해졌다. 팥알만 하던 것이 또 콩알만 해졌다. 그러더니 대추씨만 해지고 대추알만 해졌다.
이와 같이, 감자만 해지고, 덜 익은 모과 열매만 해지고, 익은 모과만 하던 것이 마침내 터져서 고름과 피가 되어 흘렀다. 코오카알리야는 마침내 그 병고 때문에 죽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사아리풋타와 모옥갈라아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죽어서 홍련(紅蓮)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다.
그 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梵天)은 한밤중이 지났을 무렵, 아름다운 얼굴로 제타 숲을 두루 비추면서 스승이 계신 곳으로 찾아갔다.
인사를 드린 뒤 한편에 서서 스승께 사뢰었다.
"거룩하신 스승이시여, 수행승 코오카알리야는 죽었습니다.
거룩하신 스승이시여, 수행승 코오카알리야는 사아리풋타와 모옥갈라아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죽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졌습니다."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은 이렇게 말하며 스승께 절하고 바른쪽으로 돌아 사라졌다.
날이 밝자 스승께서는 여러 수행승에게, 어제밤 에 범천이 왔었던 일을 말씀하셨다.
그 때 한 수행승이 이렇게 말했다.
"거룩하신 스승이시여, 홍련지옥의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수행승이여, 홍련지옥의 수명은 길다. 그것을 몇 년이라든가, 몇 백년, 몇 천년, 몇 십만년이라고 헤아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거룩하신 스승이시여, 그렇지만 비유로써 설명하실 수는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그렇게는 말할 수 있다." 하시면서 스승께서는 말씀하셨다.
"수행승이여, 이를테면 코오살라 나라의 말(斗)로 스무 카아리카의 깨(한 수레분)가 있는데, 그것을 꺼낸다고 하자.
한 사람이 백년을 지날 때마다 한 알씩 꺼내는 그런 방법으로 해서, 그 스무 카아리카의 깨를 다 꺼낸다 하더라도 한 압부다지옥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스무 압부다지옥은 한 니랍부다지옥과 같다. 그리고 스무 니랍부다지옥은 한 아바바지옥이며, 스무 아바바지옥은 한 아하하지옥, 스무 아하하지옥은 한 아타타지옥이며, 스무 아타타지옥은 한 황련(黃蓮)지옥과 같고, 스무 황련지옥은 한 백수련(白睡蓮)지옥과 같으며, 스무 백수련지옥은 한 청련(靑蓮)지옥, 스무 청련지옥은 한 백련지옥과 같다.
그래서 스무 백력지옥은 한 홍련지옥에 해당된다. 수행승들이여, 그런데 코오카알리야는 사아치풋타와 모옥갈라아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홍련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행복한 사람인 스승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신 뒤, 다시 말씀을 이으셨다.
(657)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그 입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 어리석은 자는 욕설을 함으로써, 그 도끼로 자신을 찍고 마는 것이다.
(658) 비난받을 사람을 칭찬하고, 또 칭찬해야 할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
그는 입으로 죄를 더하고 그 죄 때문에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
(659) 도박으로 재산을 잃는 자는 가령 자신까지를 포함해 모든 것을 잃는다 하더라도
그 불행은 오히려 적은 것이다.
그러나 완전한 경지에 이른 사람에게 악의를 품은 사람의 죄(불행)는 아주 무거운 것이다.
(660) 악담 또는 악의를 가지고 성인을 비방하는 사람은,
십만과 삼십 육 니랍부다지옥과 다섯 압부다지옥에 떨어진다.
(661) 거짓말을 하는 자는 지옥에 떨어진다. 또 했으면서 안했다고 하는 자도 마찬가지다.
둘 다 똑같이 행동이 비열한 사람들이라, 죽은 후에는 같은 내세(來世)를 갖는다.(지옥에떨어진다.)
(662) 남을 해칠 마음 없이 깨끗하고 더럽히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그러한 악이 돌아온다. 바람을 거슬러서 먼지를 날리는 것처럼.
(663) 여러 가지 탐욕의 대상에 빠져, 신앙심도 없고 인색하며,
불친절하고 이기적이며 이간질을 하는 사람은 말로써 남을 때린다.
(664) 입이 더럽고 부실하며 천한 자여, 산 것을 죽이고 사특하여 악한 행위를 하는 자여,
야비하고 불량하며 덜된 자여, 이 세상에서 말을 너무 말아라. 그대는 지옥에 떨어지리라.
(665) 그대는 먼지를 뿌려서 해(害)를 끌어 들이고, 착한 사람들을 비난하여 죄를 지으며,
온갖 나쁜 일을 하여 오랫동안 깊은 구렁(지옥)에 빠진다.
(666) 그 어떤 업(業)도 멸하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되돌아와 그 임자가 그것을 받는다.
어리석은 자는 죄를 짓고 내세에서 그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
(667) 지옥에 떨어진 자는 쇠꼬창이로 꿰이고, 날카로운 칼이 달린 철창에 찔린다.
또한 불에 달은 쇳덩이를 전에 지은 업에 알맞는 음식으로써 먹어야 한다.
(668) 지옥의 옥졸들은`잡아라!'`때려라!' 할 뿐 부드러운 말을 걸어 주지 않으며,
상냥한 얼굴로 대해 주지 않고, 의지가 되어 주지 않는다.
지옥에 떨어진 자는 깔려진 숯불 위에 앉아 불붙는 화염 속에 들어간다.
(669) 또한 그곳에서 지옥의 옥졸들은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을 철망으로 몰아넣어 쇠망치로 내려 친다.
그리고는 새까만 암흑 속에 두는데, 그 어둠은 안개처럼 끝없이 퍼져 있다.
(670) 또 다음에는 그 화염이 타오르는 구리솥에 들어간다.
오랫동안 그 끓는 가마솥 안에서 익혀지면서 떴다 가라앉았다 한다.
(671) 고름과 피로 가득찬 솥이 있어, 죄를 범한 자는 그 속에서 끓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어느 쪽으로 가든지 피고름 때문에 더럽혀진다.
(672) 구더기가 사는 물솥이 있어, 죄를 범한 자는 그 안에서 익어 간다.
나오려 해도 붙잡을 것이 없다. 그 솥은 안으로 굽고 둘레가 모두 한결같기 때문이다.
(673) 날카로운 칼날로 된 숲이 있어, 지옥에 떨어진 사람이 그 속에 들어가면 팔다리가 잘린다.
옥졸들은 꼬챙이로 혀를 꿰어 잡아 다니면서 괴롭힌다.
(674) 또 지옥에 떨어진 자는 예리한 면도칼이 있는 베다 라니이 강에 이른다.
어리석은 무리들은 나쁜 일을 하고 죄를 범함으로써 그곳에 떨어진다.
(675) 그곳에는 검은 개, 점박이 개, 검은 까마귀 떼와 여우들이 있어, 울부짖는 사람들을 뜯어 먹는다.
또 독수리 까치들도 살을 쪼아 먹는다.
(676) 죄를 범한 자가 받는 지옥의 생태는 실로 비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명이 남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을 하고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677) 홍련지옥에 떨어진 자의 수명은 짐차에 실은 깨알의 수만큼 된다고 지자(智者)들은 헤아렸다. 즉 그 햇수는 오조년(5兆年)과 오천만 년인 것이다.
(678) 여기 말한 지옥의 고통이 아무리 오래 계속된다 할지라도 그 동안은 지옥에 머물러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인간은 청정하고 어질고 착한 미덕을 위해 항상 말과 마음을 지켜야 한다.
'***초기경전 > 숫타니파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숫타니파타 / 12. 두 가지 관찰 (0) | 2007.11.07 |
---|---|
숫타니파타 / 11. 나아라카 (0) | 2007.11.07 |
숫타니파타 / 9. 바아셋타 (0) | 2007.11.07 |
숫타니파타 / 8. 화살 (0) | 2007.11.07 |
숫타니파타 / 7. 세에라 (0) | 2007.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