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법구경(法句經)

1. 오늘

slowdream 2007. 11. 9. 00:55
 

법  구  경  전  문


 석지현(釋智賢) 옮김



법구경은 한날 한시에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내용이 아니라 각각의 이시(異時)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모아놓은 것이어서 사실 말씀 한마디 한마디마다 그 내력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경전으로는 따로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이 있습니다. 법구비유경은 법구경의 3분의 2를 가려뽑아 그것이 설해지게 된 사정이나 인연을 비유를 곁들여 해설하고 있읍니다.(전 4권 39품) 거해스님의 법구경은 상,하 두 권으로 된 두꺼운 책으로서 법구비유경까지 소개해 놓고 있습니다.


법구경의 가치에 대해서는 최초로 번역하셨던 김달진 역경위원님께서 "1.간단한 말속에 불교의 요긴한 뜻을 두루 가지고 있고, 2.말한 바가 아주 실제적이어서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3.종교의 구극은 윤리 도덕이 아니지만은 거기서 불교의 도의(道義)를 찾을수 있고, 4.그것이 성립된 연대가 가장 오래 됐으므로 원시불교의 면목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고 말씀하십니다.


또 법정스님은 번역문 서문에서 "......여기 실려 있는 한 편 한 편의 시는 고전적인 간결한 표현으로 일상에 매몰된 우리들의 잠든 혼을 불러일으켜준다. 번뜩이는 지혜의 가르침으로써 인생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를 선명하게 열어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말씀 속에서 문득 문득 불타 석가모니의 투철한 종교적인 인품을 느끼게 된다......."라고 술회하고 계십니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사경(寫經)의 공덕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자 한자 음미하면서 치다보면 현대판 사경이 되지는 않을까 합니다. 여러 법우님들도 복사해서 붙여놓는 방법도 있지만 이왕이면 사경의 심정으로 직접 쳐서 좋은 경전을 올려보면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공연히 군소리가 많아졌습니다. 워드입력에는 연화정사 현오스님, 원명법우, 허길수 법우등 여러사람이 도와주었습니다. 끝으로 법구경 중에서도 특히 주옥같은 부분은 이미 여기 수지독송자료실에 KOREA098님이 선별하여 올려 놓은 것이 있으니 그걸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학륜 합장]



제1장 오늘


1.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고통은 그를 따른다. 수레의 바퀴가 소를 따르듯......


2.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니 순수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기쁨은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듯......


3. 그는 나를 욕했고 그는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이겼고 그는 내 것을 앗아갔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미움으로부터 길이 벗어날 수 없다.


4. 그는 나를 욕했고 그는 나를 때렸다. 그는 나를 이겼고 그는 내 것을 앗아갔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저 미움으로부터 벗어난다.


5. 미움은 미움으로 정복되지 않나니 미움은 오직 사랑으로써만 정복되나니 이것은 영원한 진리이다.


6. 우리는 결국 죽음의 문앞에 이른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아는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서로 다투지 않는다.


7. 오직 쾌락만을 위하여 사는 사람, 감각을 절제하지 않는 사람, 음식을 무절제하게 먹는 사람, 게으르고 무기력한 저 사람은 결국 마라(악마)에게 정복당하고 만다. 연약한 나뭇가지가 바람에 꺾이듯.


8. 쾌락만을 위하려 살지 않는 사람, 감각을 잘 절제하고, 음식에 대한 탐이 없는 사람, 신념이 강하고 활기찬 저 사람을 마라는 결코 정복할 수 없다. 저 바위산이 아무리 센 바람에도 움직이지 않듯......


9. 그 영혼이 순수하지 않고 진리에 대한 탐구의 열정도 없으면서 수행자의 옷을 입고 으시대다니 어리석은 자여, 그대는 수행자의 옷을 입을 자격이 없다.


10. 그러나 그 영혼이 순수하며 진리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고 있는 사람, 그는 수행자의 옷을 입을 자격이 있다.


11.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 생각하며 진실을 진실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릇된 생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저 진실에 이를 수 없다.


12. 그러나 진실을 진실로 알고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 아닌 것으로 아는 사람은 마침내 저 올바른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는 지혜의 빛 속에서 진리로 가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13. 지붕이 허술하면 비가 새듯 잘 수련되지 않은 마음에 탐욕은 걷잡을 수 없이 스며든다.


14. 그러나 지붕이 튼튼하면 비가 새지 않듯 잘 수련된 마음에는 탐욕이 결코 스며들지 못한다.


15. 이 세상에서 고통받고 다음 세상에서도 고통받는다. 저 악(惡)을 행한 사람은 이 양쪽에서 모두 고통받는다. 그는 그 자신이 행한 악행을 보며 몹시 비탄해 하고 있다.


16. 이 세상에서 행복해 하고 다음 세상에서도 행복해 한다. 저 선(善)을 행한 사람은 이 양쪽에서 모두 행복해 하고 있다. 그는 그 자신이 행한 선행을 보며 매우 행복해 하고 있다.


17. 이 세상에서 슬퍼하고 다음 세상에서도 슬퍼한다. 저 악을 행한 사람은 이 양쪽에서 모두 슬퍼하고 있다. '나는 악행을 저질렀다' 이렇게 비탄해 하며 그는 슬픔의 정글 속을 헤메고 있다.


18. 이 세상에서 기뻐하고 다음 세상에서도 기뻐한다. 저 선을 행한 사람은 이 양쪽에서 모두 기뻐하고 있다. '나는 착한 일을 했다' 이렇게 만족해 하며 그는 축복의 꽃밭길을 가고 있다.


19. 입으로는 성스러운 말을 곧잘 하지만 그러나 그것을 전혀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이런 무지(無知)한 사람은 결코 저 성스러운 삶을 누릴수 없다.


20. 그렇게 많은 말은 하지 않지만 그러나 자신이 말한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 탐욕과 미움과 환상에서 깨어난 사람, 지금 현재와 이후로 그 어떤 것에도 집착을 두지 않는 사람, 이런 이의 삶이야말로 성스러운 삶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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