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염화실의 향기

고봉 / 눈 속의 티끌

slowdream 2008. 2. 4. 14:24
 

어떤 스님이 조주화상에게 물었다.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조주가 말했다.

“내가 청주에 있을 때 베적삼 하나를 만들었는데 무게가 일곱 근이었다.”


스승이 이르시기를,

“점잖은 조주여, 진흙을 묻히고 물에 젖도다!

다만 저 승려에게 의정을 끊어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또한 천하의 납자를 속여서 죽어 갈등[言句] 속에 빠져 있게 했다.”고 하였다.


나는 그렇지 않겠다. 오늘 갑자기 어떤 사람이 묻기를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하면


그에게 말하기를

“개가 뜨거운 기름솥을 핥는다.”고 하겠다.


“신옹(信翁)아 신옹아, 만약에 이 속을 향하여 둘러메고 간다면,

다만 이 ‘믿을 신’자 하나도 또한 눈 속의 티끌이다.”



고봉 스님 <선요>

 

 

마추피추 / 출처 http://worldtown.naver.com/nationtalk/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