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님이 조주화상에게 물었다.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조주가 말했다.
“내가 청주에 있을 때 베적삼 하나를 만들었는데 무게가 일곱 근이었다.”
스승이 이르시기를,
“점잖은 조주여, 진흙을 묻히고 물에 젖도다!
다만 저 승려에게 의정을 끊어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또한 천하의 납자를 속여서 죽어 갈등[言句] 속에 빠져 있게 했다.”고 하였다.
나는 그렇지 않겠다. 오늘 갑자기 어떤 사람이 묻기를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하면
그에게 말하기를
“개가 뜨거운 기름솥을 핥는다.”고 하겠다.
“신옹(信翁)아 신옹아, 만약에 이 속을 향하여 둘러메고 간다면,
다만 이 ‘믿을 신’자 하나도 또한 눈 속의 티끌이다.”
고봉 스님 <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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