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착한 글들

시인 전동균 /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slowdream 2008. 3. 17. 14:48

                                   풀잎과 새와 나무 / 이중섭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찬 바람 속에 풍경 하나 매달고

온종일 그 소리를

혼자 듣는 일

풍경 속에 잠든 수많은 소리를 모셔와, 모셔와

그중 외롭고 서러운 것에게는

술도 한잔 건네는 일


더러는 숨을 멈추며

싸락눈처럼 젖어드는 고요에

아프게, 아프게 금이 가는 가슴 한쪽을

오랫동안 쓸어주는 일

그 끝에 반짝이는

검은 우물을 들여다보는 일



마흔을 넘는다는 것은 / 전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