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과 자아를 관찰하는 법
부처님이 바라나시의 녹야원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날 부처님은 다섯비구에게 설법하다가 이런 질문을 했다.
"비구들아. 내가 물어볼테니 아는대로 대답해 보아라.
육체(色)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냐 시시각각 변해서 무상한 한 것이냐?"
"무상한 것입니다."
"무상한 것이라면 즐거운 것이냐 괴로운 것이냐?"
"괴로운 것입니다."
"육체가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나의 것(我所)이며, 나(我)이며, 나의 본체(我體)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
"옳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가 아닙니다(無我)"
"그러면 정신의 세계인 느낌(受)과 생각(想)과 의지(行)와 의식(識)은 어떠한가?"
"그것 역시 영원한 것이 아니며, 즐거운 것이 아니며, 나의 것도 나의 본체도 아닙니다."
"참으로 그러하다. 그렇게 관찰하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나의 성스러운 제자들은 모든 존재(五蘊=色,受,想,行,識)를 싫어하게 된다(厭離). 모든 존재를 싫어하면 탐착하지 않게 되고(離貪), 탐착하지 않으면 마침내 해탈(解脫)을 얻게 된다. 해탈을 얻게 되면 '이제 미혹한 삶은 끝났다. 더 이상 미혹의 삶(輪廻)을 되풀이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라고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이다."
-잡아함 1권 34경 <오비구경(五比丘經)>
아함부이 경전을 읽다보면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기회잇을 때마다 끊임없이 모든 존재는 무상한 것이며 괴로운 것이며 따라서 실체적 자아는 없나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특성은 후대의 불교학자들에 의해 삼법인(三法印)이라는 말로 요약 정리되엇다. 도장르 찍듯이 세가지 진리의 표지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경전이라도 이 세가지 원칙을 사상적 기저로 하고 있지 않으면 이는 불교교리라고 말 할 수 없다고까지 말한다. 삼법인을 다시한번 정리하면 이렇다.
모든 것은 무상하다. (諸行無常)
그것은 괴로은 것이다. (一切皆苦)
따라서 자아는 인정되지 않는다. (諸法無我)
그러면 부처님이 이렇게 제자들에게 무상-고-무아의 체계로 설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처님은 제자들을 어디로 인도하기 위해 이런 설법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에 대답하고 있는 경전이 바로 이 <오비구경>이다. 이 경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성취한 뒤 녹야원에서 콘단냐를 비롯한 다섯사람을 찾아가 이들을 설득할 때의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서 부처님이 설명한 인생현실은 모든 존재는 무상하며, 괴로운 것이며, 그래서 본질적 실체 따위는 없다는 것이다. 부처님이 이러한 설명은 다만 철학적 탐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바로 알게 함으로써 염리-이탐-해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무상-고-무아는 이론적 사상체계이고, 염리-이탐-해탈은 행위적 실천체계라 할 수 있다. 즉 사상의 체계는 실천의 체계로 연결되고 있으며, 이 체계대로 관찰하고 실천하게 되면 해탈과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전은 처음 읽으면 약간 어려운 것 같지만 찬찬히 세번만 더 읽어보면 그 뜻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경전을 읽을 때는 가급적 소리내어 읽는 것이 뜻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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