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병자 간호가 제일 큰 공덕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병든 사람을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훌륭한 공덕인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했다.
“병자를 돌보는 것은 곧 나를 돌보는 것과 같고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것은 곧 나를 간호하는 것과 같다. 왜 그러냐 하면 나는 지금 몸소 병자를 간호하고 싶기 때문이다.
수행자들이여. 나는 어떤 사람이나 사문이나 바라문이 하는 보시 중에서 병자를 돌보고 간호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것을 보지 못했다. 이 병자를 돌보고 간호하는 보시를 행하여야 그것을 참다운 보시라고 할 수 있고, 이 병자를 돌보고 간호하는 보시를 행하여야 큰 과보와 공덕을 얻을 수 있고, 이 병자를 돌보고 간호하는 보시를 행하여야 좋은 이름이 두루 퍼지고 마침내 감로의 법(不死=解脫)을 얻을 수 있다. 여래나 아라한과 같이 바르게 깨달은 이는 다 이 공덕을 지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보시 가운데 병자를 돌보고 간호하는 보시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병자를 돌보고 간호하는 보시를 행하면 그것이 곧 참다운 보시가 되어 큰 공덕을 얻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병자를 돌보아주는 것은 곧 나를 돌보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게 하면 그대들은 큰 복을 얻을 것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그대들은 병자를 돌보기를 나를 돌보듯이 하라. 이와 같이 하면 언제나 큰 복을 얻을 것이다. 그대들은 이렇게 수행을 해나가야 하느니라.”
-증일아함 제4권 ‘일입도품(一入道品)’ 제3경
태국 방콕에서 북쪽으로 150km 떨어진 롭부리에 왓 프라 밧남푸라는 사원이 있다. 에이즈에 걸린 환자들을 돌보는 에이즈호스피스(Aids-hospice)를 하는 절이다. 이 사업을 이끄는 분은 아롱콧 스님이다. 스님은 에이즈로 고통 받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반대를 무릅쓰고 과감하게 사찰을 개방했다. 태국에서 에이즈 문제가 정점에 올랐던 1992년부터였다. 그동안 이곳에는 수많은 에이즈 환자가 찾아와 몸을 의탁했다가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했다. 스님의 손으로 화장한 환자수가 9000여명이 넘는다고 하니 밧남푸가 어떤 일을 했는지 짐작이 간다.
밧남푸는 호스피스 활동 외에 에이즈박물관, 교육관, 학습장, 화장장 등도 운영한다. 이제 이곳은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곳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아롱콧 스님은 에이즈로 사망한 부모로 인해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돌보는 에이즈 고아원, 노인을 위한 양로원을 운영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그야말로 에이즈환자들이 편히 쉬다가 떠나는 ‘평화의 집’인 셈이다.
아롱콧 스님이 에이즈환자를 돌보기 시작한 것은 이유는 간단하다. 에이즈 환자를 유기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돌봐주는 가운데 죽을 권리가 있다. 그것이 에이즈든 무엇이든 간에...”
스님의 이 말씀 속에는 ‘환자를 돌보는 것이 곧 부처님을 돌보는 것과 같다’는 이 경전의 정신이 녹아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환자를 외면하는 것은 부처님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 된다. <법화경>에서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은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공경해야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일체중생은 모두 장래의 부처님이다. 일체중생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존경하는 것은 부처님을 존경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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