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고난을 참아내야 성공한다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수행자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서 정각을 이루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씀했다.
“깨달음의 바탕이 된 두 가지 힘이 있다. 하나는 참는 힘(忍力)이고 또 하나는 사색하는 힘(思惟力)이다. 만일 내가 이 두 가지 힘이 없었다면 마침내 위없이 바르고 참된 깨달음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또 이 두 가지 힘이 없었다면 저 우루빌라에서 6년 동안 고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악마를 항복받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도량에 앉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참는 힘과 사색하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악마를 항복받고 위없으며 참되며 바른 도를 이루어 정각도량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이다.
수행자들이 이 두 가지 힘을 닦으면 수다원의 경지에 이르고, 사다함의 경지에 이르며, 아나함의 경지에 이르고,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리하여 더 이상 남음이 없는 열반(無餘依涅槃)의 세계에서 반열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이와 같이 참는 힘과 사색하는 힘을 기르는 수행을 하는데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증일아함 제7권 화멸품(火滅品) 제8경
대승불교 백과사전으로 불리는 <대지도론>권14 인욕바라밀 항에 부처님의 전생담으로 다음과 같은 얘기를 전해주고 있다.
오랜 옛날 인욕선인이라는 수행자가 있었다. 그가 숲에서 자비와 인욕행을 닦고 있던 어느 날 가리왕(迦利王)가 궁녀들을 데리고 놀러 나왔다. 사냥도 하고 유희도 즐기던 왕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왕이 잠든 사이 꽃나무 사이로 구경을 다니던 궁녀들은 인욕선인의 거룩한 모습을 보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궁녀들은 선인에게 예배하고 옆에 앉았다. 선인은 이들에게 자비와 인욕을 찬양하는 설법을 들려주었다. 그녀들은 인욕선인의 풍모에 반해 돌아갈 줄 모르고 설법을 들으며 즐거워했다.
한참 뒤 잠에서 깨어난 가리왕은 궁녀들이 보이지 않자 화가 났다. 왕은 칼을 빼들고 숲을 헤매다가 궁녀들이 인욕선인의 설법을 듣는 모습을 발견했다. 왕은 질투를 느껴 화를 내며 선인에게 ‘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선인은 ‘자비와 인욕을 닦는 수행자라’ 했다. 왕은 선인의 귀와 코를 베고 손발을 자른 뒤 ‘이래도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선인은 ‘그렇다’고 했다. 왕은 다시 ‘그걸 어떻게 믿느냐’고 했다. 수행자는 ‘내가 실로 자비와 인욕을 닦아 화내는 마음이 없다면 피가 젖으로 변하하게 하소서.’라고 발원했다. 그러자 정말로 몸에서 흐르던 피가 젖으로 변했다고 한다. (신라시대 이차돈이 순교하자 우윳빛 피가 솟았다는 것은 이 장면을 차용해온 것으로 추측된다.)
인욕선인의 설화는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성취를 위해서 어떻게 참아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수행을 비롯한 모든 일의 성취란 이 같은 극단적 고난과 한계를 돌파하는데서 완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마라톤에서 우승한 사람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고, 성공한 사람에게 박수를 친다. 고난을 참고 이겨낸데 대한 존경의 표시다. 존경받고자 한다면 어려운 일을 참으면서 실력을 닦아야 한다. 그것밖에 다른 수가 없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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