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불교/육조단경(六祖檀經)

육조단경 24. 단박에 닦음

slowdream 2007. 9. 12. 15:58
 

24. 단박에 닦음(頓修)


世人 盡傳 南能北秀 未知根本事由 且秀禪師 於荊南府當陽縣玉泉寺 住持修行 惠能大師 於韶州城東三十五里曹溪山 住 法卽一宗 人有南北 因此便立南北


세상사람들이 모두 남쪽은 혜능이요 북쪽은 신수라 전하는데, 이는 근본 사유를 모르는 것이니라. 신수대사는 형남부 당양현 옥천사 주지로 수행하고, 혜능대사는 소주성에서 동쪽으로 35리 떨어진 조계산에 머무르니, 법은 곧 한 가지로되 사람에게 남북이 있어 이로 말미암아 남북이 섰을 따름이로다.


何名漸頓 法卽一種 見有遲疾 見遲卽漸 見疾卽頓 法無漸頓 人有利鈍故 名漸頓


무엇을 점과 돈이라 하는가. 법은 곧 한 가지로되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어, 견해가 더디면 점이요, 견해가 빠르면 돈인 것이다. 법에는 점과 돈이 없으며 사람에게 날카로움과 둔함이 있어 점과 돈이라 하니라.


神秀師嘗見人 說惠能法 疾直指路 秀師遂喚門人僧志誠曰


일찍이 신수대사는 혜능의 설법이 빠르고 곧바로 길을 가리킨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었다. 신수대사가 문인 지성을 불러 말했다.

 

汝聰明多智 汝與吾至曹溪山 到惠能所 禮拜但聽 莫言吾使汝來 所聽得意旨 記取 却來與吾說 看惠能見解與吾誰疾遲 汝第一早來 勿令吾怪


“너는 총명하고 지혜로우니 나를 위해 조계산 혜능대사의 처소로 가라. 예배하고 말씀을 듣되, 내가 보내서 온 것임은 밝히지 말라. 듣고 그 뜻을 받아지녀서 곧 내게로 와라. 혜능대사와 나의 견해 가운데 어느 것이 더디고 빠른지 볼 것이니라. 속히 돌아오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괴이하게 여길 터이다.”


志誠 奉使歎喜 遂半月中間 卽至曹溪山 見惠能和尙 禮拜卽聽 不言來處 志誠 聞法 言下便悟 卽契本心 起立卽禮拜 自言


지성은 크게 기뻐하며 뜻을 받들고 보름이 지난 후에 조계산에 이르렀다. 혜능대사를 뵙고 예배하고 설법을 들었으나 온 곳은 밝히지 않았다. 법을 듣고 말끝에 문득 깨쳐 자기의 본마음과 계합하자, 지성이 일어서서 예배하고 말하였다.


和尙 弟子從玉泉寺來 秀師處 不得契悟 聞和尙說 便契本心 和尙 慈悲 願當敎示


“화상이시여, 제자는 옥천사에서 왔습니다. 신수대사 처소에서는 깨닫지 못했으나 화상의 설법을 듣고 문득 본마음과 계합하였습니다. 화상께서는 자비로 가르침을 주시옵소서.”


惠能大師曰 汝從彼來 應是細作


혜능대사가 이르길,

“그렇다면 마땅히 염탐꾼이로다.”


志誠曰 未說時卽是 說了不是


지성이 대답하길,

“말씀드리기 전에는 그러하였으나 말씀드리고 난 후에는 그렇지 아니합니다.”


六祖言 煩惱卽是菩提 亦復如是


육조께서 말씀하시길,

“번뇌가 곧 보리인 것도 그러하니라.”


大師謂志誠曰 吾聞汝禪師敎人 唯傳戒定慧 汝和尙 敎人戒定慧 如何 當爲吾說


대사께서 지성에게 말씀하셨다.

“듣자 하니 너의 선사께서는 오로지 계정혜를 전함으로써 사람들을 가르친다 하였다. 너의 화상께서 가르치는 계정혜가 어떤 것인지 말해 보도록 하라.”


志誠曰 秀和尙 言戒定慧 諸惡不作 名爲戒 諸善奉行 名爲惠 自淨其意 名爲定 此卽名爲戒定惠 彼作如是說 不知和尙所見 如何


지성이 대답하길,

“신수화상께서 계정혜를 말씀하기를, 모든 악을 짓지 않음을 계라 하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함을 혜라 하고, 스스로 그 뜻을 깨끗하게 함을 정이라 한다 하고, 이를 계정혜라 말씀하였습니다. 신수대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만, 화상의 견해는 어떤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


惠能和尙答曰 此說 不可思議 惠能所見 又別


혜능화상이 답하길,

“대사의 설법은 불가사의하나, 혜능의 견해는 또한 다르니라.”


志誠 問 何以別


지성이 묻기를,

“어떻게 다른지요?”


惠能答曰 見有遲疾


혜능이 답하기를,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느니라.”


志誠 請和尙說所見戒定惠


지성이 화상께 계정혜에 대한 견해를 청하였다.


大師言 汝聽吾說 看吾所見處 心地無非自性戒 心地無亂 是自性定 心地無癡 自性惠


대사 말씀하시길,

“너를 위해 말하리니 나의 견처를 보도록 하여라. 마음땅에 그릇됨이 없음을 자성의 계요, 마음땅에 어지러움이 없음을 자성의 정이요, 마음땅에 어리석음이 없음을 자성의 혜라 하느니라.”


能大師言 汝戒定惠 勸小根諸人 吾戒定惠 勸上根人 得悟自性 亦不立戒定惠


혜능대사께서 이어 말씀하시길,

“너의 계정혜는 작은 근기의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요, 나의 계정혜는 높은 근기의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로다. 자성을 깨치면 계정혜 또한 세우지 않느니라.”


志誠 言 請大師說不立 如何


지성이 말하길,

“청컨대 왜 세우지 않는지 대사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


大師言 自性 無非無亂無癡 念念般若觀照 常離法相 有何可立 自性頓修 立有漸 此所以不立


대사 말씀하시길,

“자성에는 그릇됨도 어지러움도 어리석음도 없도다. 생각생각마다 반야로써 반조하고 법상을 늘 떠났거늘 세울 무엇이 있겠느냐. 자성은 단박에 닦는 것이니라. 세우면 더뎌지나니 그런 까닭에 세우지 않느니라.”


志誠 禮拜 便不離曹溪山 卽爲門人 不離大師左右


지성이 예배하였으나 문득 조계산을 떠나지 않고 문인이 되어 대사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 自性頓修(자성을 단박에 닦음) - 육조는 <제 8 무념편>에서 “미혹한 사람은 점차 계합하고, 깨친 사람은 단박에 닦는다”고 말함과 같이, 깨침은 모두 돈수임을 말하였다. 돈황본에서는 “자성을 단박에 닦는다”고 간명하게 말하였으나, 각 본(本)에서는 “자성이 스스로 깨쳐 단박에 깨치고 단박에 닦아서 또한 점차가 없다(自性自悟 頓悟頓修 亦無漸次)”고 소상히 말씀하심으로써, <단경>에는 오직 돈오돈수뿐이요 점수는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蕭湛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