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혜종고 스님께서 묵조의 사선(邪禪)을 배척함을 보고는
이참정은 의심과 분노가 반반이었다.
하루는 스님께서 대중에게 이르시길,
“‘뜰 앞의 잣나무’를 오늘 거듭 새롭게 듦은
조주의 관문을 타파하고 특별히 현묘한 말을 찾겠노라.
감히 대중스님에게 묻나니, 이미 조주의 관문을 타파함인댄
무엇 때문에 특별히 현묘한 말을 찾겠는가?”
침묵하다 말씀하시길,
“애초에는 다만 풀의 길고 짧음을 의심했더니,
불태우고 보니 땅이 고르지 않음을 알겠도다.”
이참정이 그 말을 듣고 홀연히 깨닫고는 말씀드리길,
“만약 뒤에 하신 말씀이 없었더라면,
제가 또한 실수할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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