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의 눈]한국불교는 아직도 아프다 | |||
입력: 2008년 09월 01일 18:07:36 | |||
90년간 지속된 무신정권은 고려 왕 의종 때 시작되었다. 왕은 절에서 놀기를 좋아했다. 문신의 권세는 왕권이 주눅들 정도였다. 연회장에 무신들이 들이닥쳐 문신과 환관들을 차례로 척살했다. 피가 용포에 튀겼다. 개경에서도 문관(文冠)을 쓴 자들은 죽임을 당했다. 칼을 든 자들은 부패한 왕실의 배후로 사찰을 지목했다. 교(敎)를 앞세운 승려들은 반발했고, 그때마다 시체가 산을 이뤘다. 남은 승려들은 새 권력에 엎드렸다. 사찰들은 새로운 왕실과 귀족들의 의례를 치르며 부를 축적했다.
칼을 품은 자들은 무기를 벼리며 개경을 노려봤다. 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까마귀떼가 하늘을 덮었다. 하지만 사찰에서는 음식이 넘쳤다. 몸과 마음에 살이 오른 승려들은 뒤뚱거렸다. 사찰에 술 냄새가 진동했고 시정보다 시끄러웠다. 권력은 승려를, 승려는 백성을 부렸다.
출처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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