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작용은 51개로 제 6식과 모두 상응
일상적응 수준이지만 ‘불편한 마음상태’
제6식에 상응하는 마음현상은 보편적 마음현상, 특별한 마음현상, 착한 마음현상, 근본적인 번뇌의 마음현상,
뒤따르는 번뇌의 마음현상, 선악을 결정할 수 없는 마음현상 등이다.
이들은 모두 즐거운, 불편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세 가지의 느낌에 상응한다.
(此心所遍行 別境善煩惱 隨煩惱不定 皆三受相應)
이것은 제9송이다. 여기서는 제육식에 상응하는 마음현상을 말하고 있다. 제육식은 모든 마음현상에 상응한다. 마음현상의 6가지 범주 총 51개가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첫 번째는 보편적인 마음현상이다. 마음이 대상을 접촉(觸)하면 종자가 활성화(作意)되면서 감정(受), 생각(想), 갈망(行)이 발생된다. 이 5가지가 두로 모든 마음에 작용하는 보편적 마음현상(遍行心所)이다. 이것은 번뇌발생의 일반적인 패턴을 설명한다.
둘째는 특별한 마음현상이다. 이것 역시 5가지로, 의욕(欲), 승해(勝解), 알아차림(念), 선정(禪), 지혜(慧)가 여기에 속한다. 이것들은 번뇌로부터 마음을 깨어나게 하고 궁극적인 해탈로 나아가게 하는 명상수행의 마음현상들이다. 하지만 항상 작용하는 마음이 아닌 까닭에 특별하게 주의를 기우려서 노력을 해야만 한다.
셋째는 착한 마음현상이다. 여기에는 총 11개가 소속된다. 그것은 믿음(信), 정진(勤), 부끄러움(慙), 미안함(愧), 욕심이 없음(無貪), 성냄이 없음(無瞋), 어리석음이 없음(無痴), 부지런함(不放逸), 편안함(輕安), 평등함(行捨), 해치지 아니함(不害) 등이다. 이들은 반드시 착한 마음과 함께 일어난다.
넷째는 근본적인 번뇌의 마음현상이다. 이들은 탐욕(貪), 성냄(瞋), 거만(慢), 어리석음(痴), 의심(疑), 잘못된 견해(惡見) 등 6가지이다. 이들은 모든 번뇌의 근본적인 뿌리인 까닭에 근본번뇌라고 한다.
다섯째는 근본번뇌에 뒤따라 일어나는 수번뇌의 마음현상이다. 여기에 소속된 마음현상은 20개이다. 이것은 분노(忿), 원망(恨), 고뇌(惱), 죄를 감춤(覆), 기만(), 아첨(諂), 교만(驕), 방해(害), 질투(嫉), 인색(), 부끄러움이 없음(無慙), 미안함이 없음(無愧), 믿지 않음(不信), 게으름(懈怠), 방일(放逸), 혼침(昏沈), 산란함(掉擧), 주의집중의 결여(失念), 잘못 이해함(不正知), 심란(心亂) 등이다.
여섯 번째는 선악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마음현상 4가지이다. 이것은 수면(睡眠), 후회(悔), 거친 추구(尋), 세밀한 추구(伺) 등이다. 이들은 착함에도 번뇌에도 속하지 않는 마음현상이다.
이들 마음작용을 한역에서는 마음에 속하는 현상이란 심소유법(心所有法)이라고 하는데, 모두 51개로서 제육식과는 모두 상응된다. 여기서 마음과 마음작용과의 상응관계를 보면 전오식은 보편적 마음현상 5가지, 특별한 마음현상5가지, 근본번뇌 3가지(貪, 瞋, 痴), 수번뇌 11개로 총 34개, 제7식은 보편적 마음현상 5가지, 특별한 마음현상 1개(慧), 번뇌 4가지(貪, 慢, 無明, 我見), 수번뇌 8가지로 총 18개, 제8식과 상응하는 것은 보편적 마음현상 5개가 상응한다. 이들은 가운데 모든 마음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경우는 보편적인 마음현상 5가지이다. 이들은 모든 마음에서 작용하기에 보편적인 마음현상이라고 한다.
유식불교의 마음작용의 분류는 서구심리학에서 말하는 일상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심각한 마음의 장애를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일상에서 적응적인 수준이지만, 여전히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마음현상을 말한다. 물론 서구 심리학의 DSM에서 분류하는 질병적인 상황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포괄할 수 있는 폭넓은 개념이다. 유식불교의 분류체계는 포괄적인 측면으로 기술하고 있기에, 임상적인 측면에서의 진단보다는 환자가 아닌 일반적 적용에 더 적절하다고 본다.
인경 스님 동방대학원대 명상치료학 교수
출처 법보신문 970호 [2008년 10월 21일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