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잡아함경

존경받는 종교인이 되려면

slowdream 2009. 5. 24. 00:13

존경받는 종교인이 되려면

 

 

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날 파세나디왕이 부처님을 찾아와 어떤 종교인에게 보시해야 큰 과보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했다. 부처님은 직접적인 답변 대신 왕에게 한가지 비유를 들어 이렇게 반문을 했다.
"대왕이여, 당신이 만약 전쟁을 치루기 위해 군사를 모으고 있다고 합시다. 그때 어떤 잘생긴 바라문의 아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아직 무술이나 병법을 잘알지 못할 뿐더러 적을 보고도 싸울줄 모르는 청년이었습니다. 대왕은 그런 청년에게 상을 주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는 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면 다시 묻겠습니다. 이번에는 서쪽에서 수드라의 아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는 비록 천민의 아들이나 무술에 능하고 병법을 잘 알며 싸움에 나가 용맹을 떨쳤습니다. 대왕은 그가 천민의 아들이라고 상을 주지 않겠습니까."
"아닙니다. 그에게는 후한 상을 주겠습니다."
그때 부처님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대왕에게 이렇게 설법했다.
"대왕이여, 그와같습니다. 중생의 복전인 종교인도 형상이 아니라 그가 갖춘 덕성이 중요합니다. 그 덕성이란 오개(五蓋)를 걷어내고 오분법신(五分法身)을 성취한 상태를 말합니다. 오개란 탐욕과 성냄과 혼침과 들뜸, 그리고 의심의 뚜껑입니다. 오분법신이란 계율과 선정과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의 몸입니다. 이런 사람은 중생의 복전이며 존경과 보시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잡아함 42권 1145경 <복전경(福田經)>

 

 

불교에서 '복전(福田)'이란 출가한 스님을 지칭한다. 스님들을 복전으로 여기는 것은 그 분들이 '보시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스님들은 무소유의 가난한 수행자들이다. 그 가난한 수행자들을 위해 무엇인가 보시하고 공양을 올리는 것은 마치 복밭에 무량한 공덕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출가자가 중생의 참다운 복전이 되려면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출가자다운 덕성과 인격을 갖추지 못하면 그는 공양을 받을 자격이 없다. 부처님의 말씀에 따른다면 종교인이 남의 존경과 보시를 받는 것은 결코 그 신분 때문이 아니다. 무술이나 병법에 능하지 않으면 장군이 아니듯이, 종교적 인격과 덕성을 닦지 않은 사람은 종교인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가 아무리 종교인의 모습을 했더라도 존경과 보시를 받아서도 안되고 복전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종교인이 중생의 복전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종교인들이 과연 이런 덕성과 인품을 갖추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의문이 생긴다. 신자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으면서 행동이나 처신은 보통사람에 훨씬 못미치는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띄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더 많은 종교인은 양심적이고 훌륭하고 거룩하다. 다만 어물전을 망신시키는 꼴뚜기가 전체종교인의 명예와 도덕성에 상처를 입히고 있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모든 종교인은 존경을 받는만큼 항상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 자격 없이 받는 존경은 나중에 엄청난 비난과 조롱이 돼서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할 일이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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