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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홍 박사의 新교상판석]⑨ 불교수행의 갈래

slowdream 2008. 6. 26. 03:59
 

[연제홍 박사의 新교상판석]⑨ 불교수행의 갈래


수행은 불성 경험·발현하기 위한 것

궁리(마음)-실천(몸) 모두 성불 가능


석가 세존이래로 불교의 갈래가 다양하게 전개되어, 흔히 초기불교, 부파불교, 대승의 중관과 유식, 밀교 및 동방불교로 구별하여 부르고 있다. 물론 세분화하면 갈래는 더욱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실천수행법도 차이가 있게 된다. 그러나 크게 보면 결국 몸과 감정과 정신을 잘 다스려, 세존께서 제시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불교의 공부가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처음 불교를 배우고 실천하는 첫 단추는 역시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시작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달마조사는 말하였는데, 그것이 이입사행론(二入四行論)이다. 즉 이치를 궁리하든가 실천을 통한 경험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어느 방법론이든 다음과 같은 4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1)보원행(報怨行)은 자기의 기존관념을 버림이요

2)수연행(隨緣行)은 모든 것이 상호작용함이요
  3)무소구행(無所求行)은 만물에 집착함이 없이 행하는 자비심이요

4)칭법행(稱法行)은 다재다능한 변화대처 및 응용력을 말한다.


각 항목을 풀어보면 무아, 연기, 자비, 지혜라는 친근한 개념으로 대치될 수 있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인간본연의 생명에 대한 불교적 이해와 발현이라 정리될 수 있다. 그러나 생명의 이해와 발현이라는 두 명제 사이에는 다양한 체험의 단계가 필요하다. 특출한 사람은 단번에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넘어 갈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체계적인 가르침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이유로 철학적이고 함축적인 사상을 실제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기 위하여 다양한 수행체계가 전해져 온다.


비유하면 건전한 체력과 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각종 스포츠도, 내용면으로 보면 전략과 전술이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요즈음 모두들 좋아하는 축구만 봐도 그렇다. 11명의 축구선수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승리의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선수 각자는 평소에 힘든 기본기와 전술을 연습한다. 더불어 전략과 전술을 넘어서 팀 전체가 오직 승리하겠다는 신념으로 뭉쳐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렇게 축구게임에서 승리를 이루기 위해서는 승리에 대한 신념, 전략 및 전술의 3가지 요소가 절대 필수적이다. 이것은 일대일로 겨루는 개별 경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본인이 모든 역할을 다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승자나 패자나 모두 어울려 승패에 상관없이 한판 잘 어울렸다는 회향의 마당이 있을 것이다. 이 마지막 회향이 앞의 3가지 요소를 승화하여 대동(大同) 즉 하나됨을 경험하게 한다.


이와 같이 불교수행에도 개인수행과 팀 단위 수행이 있지만, 결국 팀도 구성원인 개인의 능력이 출중하지 못하면 목적달성이 어려울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런 의미에서 수행이란 상호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화엄사상과도 연계되어진다. 개인적 수행이 결국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고대 병법을 보면 개인 군사훈련도 중요하지만, 집단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진법훈련 또한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필수적이다.


그러니 불교수행이란 인간본래의 생명을 경험하고 발현하기 위한 패러다임이자, 불국토를 저 멀리 하늘나라가 아닌 이 땅에 이루려는 노력을 한다. 그래서 대승의 보살은 열반에 들지 않고 다시 중생의 세계로 돌아와 머문다고 한다. 이 또한 앞서 말한 승패를 떠난 회향(回向)이자 대승불교의 수행의 정신이라 할 것이다.


굳이 달마조사의 어록을 들먹여 불교수행론의 실마리를 풀려는 것은, 본인이 소림금강문의 속가제자로서 불교무술을 통한 인간이해를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림금강문을 포함한 불교무술에 대한 소개는 법보신문의 집중취재에서(2008년 6월 11일자) 잘 소개되어 있다. 다음 호부터 몇 차례에 걸쳐 불가무술이론과 경험을 접목한, 몸과 마음의 이해를 다루어 보기로 한다.


연제홍 영국 뉴캐슬대학 화공학박사

출처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