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오매일여 견해 틀렸다”
민족사 윤창화 대표 월요포럼 논문서 주장
‘오매일여한 화두참구’ 자체가 분별망상
원오-대혜의 오매일여 이해와도 상반돼
기사등록일 [2008년 07월 04일 금요일]
성철 스님이 『선문정로』(1981)에서 “화두를 참구하고 있는 상태가 낮(깨어있을 때)에는 말할 것도 없고 밤에 잠 속에서도 들려야 한다. 오매일여(寤寐一如)를 통과하지 못하면 견성이 아니며 오도(悟道)가 아니다”라고 선언한 이후 이러한 오매일여의 관점은 현대 한국의 선가에서 정설처럼 간주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두참구 상태가 실제 오매일여가 돼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분별망상”이라는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윤창화<사진> 민족사 대표는 미리 배포한 월요불교포럼 논문을 통해 “『벽암록』의 저자 원오극근이나 간화선을 주창한 대혜종고 스님은 부질없이 오매일여나 오매항일(寤寐恒一)에 대해 분별하지 말라고 했다”며 “오늘날 해석과 같이 화두를 참구하고 있는 상태가 실제 오매일여가 돼야 한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오매일여는 가능한가-오매일여의 진실과 오해’란 주제로 7월 7일 오후 12시 운암김성숙기념사업회 회의실에서 발표할 예정인 윤 대표는 “일심으로 간절히 참구하라는 의미가 화두를 들고 있는 상태가 깨어있을 때나 잘 때나 똑같아야 한다는 것은 근래 성철 스님의 영향이고 멀리는 원나라 몽산덕이의 영향 탓”이라며 “이는 오매일여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고 못 박았다.
논문에 따르면 몽산화상은 ‘허물(지각심)이 없는 사람은 동정에 일여하고 자(寐)나 깨(寤)나 성성해서 화두가 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마치 물에 비친 달빛과 같아서 여울물결 가운데에서도 활발발해서 손가락을 대도 흩어지지 않으며 주먹으로 쳐도 흐트러지지 아니하게 된다’고 보았다. 성철 스님 또한 ‘잠 속에 화두를 놓치거나 망각, 또는 상실한다면 그것은 아직 공부가 덜 된 것으로 완전한 깨달음(돈오)의 기준을 오매일여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오와 대혜의 오매일여 이해는 전혀 다르다는 게 윤 대표의 주장이다. 윤 대표에 따르면 대혜가 젊은 시절 정진할 때 낮에는 정진이 잘 되다가도 꿈에는 재물욕심을 내고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경계를 만나 자괴감에 빠졌는데, 이에 대해 스승 원오는 “그대가 말하는 허다한 망상이 끊어질 때가 되면 그 때 저절로 깨어 있을 때와 잘 때가 늘 하나인 곳(寤寐恒一處)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서장』에 나타나듯 실제 대혜가 깨달은 후에는 “오와 매를 분별하지 말라. 꿈과 현실을 별개의 것으로 보지 말라”고 강조했고 이는 본질적으로 모두 부처인데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 또는 꿈과 현실을 분별할 것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화두참구의 상태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말이 처음 등장하는 『능엄경』에서도 오매일여에 대해 번뇌가 사라지고 나면 깨어있을 때나 잠을 잘 적에도 꿈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능엄경』을 비롯해 원오나 대혜의 관점에서 볼 때 오매일여란 분별심을 갖지 말라는 것이지 화두참구 과정에서 오매일여가 돼야 한다고 보는 것 자체가 분별망상”이라며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 해석은 선과 도교적 깨달음을 혼동한데서 온 과잉해석”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법보신문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풍경소리 > 착한 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철禪 간화선에서 한참 빗나갔다” (0) | 2008.07.18 |
---|---|
“성철 스님 오매일여는 점검 기준” (0) | 2008.07.18 |
[한국인 절반 이렇게 산다]“사회 전체가 비정규직 바다” (0) | 2008.07.16 |
세미나 : 진언(Mantra)과 불교수행 (0) | 2008.07.07 |
비애-결핍에서 출발 허무로 귀착하는 비극뿐인 자괴감 (0) | 2008.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