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말하기를
“無心을 일러 道라고 하지 말라. 무심도 오히려 한 겹의 관문이 막혀 있다.”
고 하였으니 어찌 한 겹에 그치겠는가?
진실로 분한 뜻을 내어 정진하여 한 번 죽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어찌 목석과 다르겠는가?
무릇 공부를 하여 지극한 데 이르면 반드시 자연스럽게 무심삼매에 들어갈 것이니
그 앞의 무심과는 하늘과 땅만큼 서로 다를 것이다.
달마가 말하되 “마음이 장벽과 같아야 한다”고 하시며,
공자가 석 달 동안 맛을 잊었으며, 안회는 종일 어리석은 것 같았으며,
가도는 推敲를 취하고 버리니, 이런 일들이 곧 무심의 종류이다.
이 안에 이르러서는 드는 주관과 들리는 객관, 의심하는 주관과 의심되는 객관이
둘 다 없어지고 둘 다 사라지며, 없음이 없다는 것도 또한 없어진다.
고봉 <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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