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이여,
지혜에 갇혀 앵무새처럼 읊조리느니
차라리 고단한 길손에게 잠깐의 안식을 주는
천 년을 침묵한 저 바위가 될 것이며,
차라리 길 잃은 나그네의 땀을 식혀주는
백 년을 그늘내린 저 나무가 되리라.
어리석은 이여,
사방이 꽉 막힌 깜깜한 칠통 속에서 무엇을 더듬는 것인가.
한 등불이 천 년의 어둠을 밝히고
한 지혜가 만 년의 어리석음을 깨뜨리나니,
어리석음이 건네는 안식은 진정한 안식이 아니니
두려워 말고 지혜로의 첫걸음을 내딛으라.
지혜는 물과 같다.
그리하여 옛 성인이 <주역(周易)>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지 않았던가.
자연의 이법, 진리를 좇는 행위야말로 더없이 옳고 착한 것이니.
물은 몸을 낮추며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흐르고,
만물의 젖줄이나 끝내 그 공을 다투지 않고,
그침이 있다 해도 말없이 다시 흐르기를 끝내 인내한다.
또한 작은 물과 큰 물은 한몸이 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또한 큰 바다가 여러 강으로 흘러나가듯, 여러 몸으로 나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샘에 고여 있든, 강에서 출렁거리든, 그릇에 담겨 있든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는다.
지혜는 물과 같으니,
다만, 그 물에 빠지지 않기를.
어리석음은 불과 같으니,
다만, 그 불에 활활 타버려 한줌 재로 남지 않기를.
소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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