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래불출(不來不出)이란
‘불래’는, 과거가 흘러 현재가 되었듯이,
그렇다면 현재가 흘러 미래가 오는 것이라는 시간의 유희에서 훌훌 벗어나,
三世에 뚜렷이 빗질하는 아름다운 손과 같구나.
현재가 흘러 미래가 온다고 하면, 흘러가는 그것은 과거인가, 현재인가, 미래인가?
흘러가는 그것이 없이 어떻게 과거가 흘러갔다 하고, 현재가 흘러간다 하겠는가?
만일 흘러가는 그것이 있다고 한다면, 말해보라!
그것은 과거에 있는가, 현재에 있는가, 아니면 미래에 있는가?
그러므로 불래이니, 속절없이 미래의 천년왕국이 온다온다 하며 기다리지만,
아직 오지 않은 것들에 현재를 소비한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미래이든 네가 기다리는 미래는 허망한 것이 되리라.
‘불출’은,
그러면 오는 것이 아니라면 마땅히 나가는 것은 틀림없지 않은가 하는 소견은,
찌르는 창과 같은 것이다.
오는 것이 아닌 것은 나가는 것도 아니다.
말해보라! 아직 짓지 않은 죄가 오는 것이냐?
그러면 죄가 비로소 네 앞에 이른다면, 이번엔 나가는 것이냐?
죄가 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는 것이라면,
곡식도 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할 터인데,
왜 너는 가만히 앉아 곡식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들로 나가며,
너는 왜 가만히 앉아 죄가 나가기만을 기다리지 않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라. 불출인 것을.
유마 김일수 /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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