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염화실의 향기

유마 김일수 / 불일불이(不一不異)

slowdream 2008. 10. 28. 04:15

불일불이(不一不異)란

 

 

‘불일’은, 모든 것은 알고 보니 하나로써,

너도나도 땅도 하늘도 하나라는 노랫말을 하는 어린아이의 입을 다물게 하는 위엄이다.

 

만일 모든 것이 하나라면, 손이 머리여야 하고 다리가 손이어야 하는데,

네가 손으로 생각하게 하고 다리로 등을 긁겠느냐?

 

그러므로 불일이니, 이는 梵我一如로부터 고용된 고요함에서 오는 뒤죽박죽의 괴로움을 벗어나기를,

마치 어른이 어린아이가 지키는 감옥을 벗어나는 것처럼 깨끗하게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불이’는 하나가 아니라면 모든 것은 다 다른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것에 대한 것을

만일 모든 것이 다 다르다면, 죄를 짓고 그 과보를 받아도 죄를 짓는 이와 받는 이가 다르다 함이니,

그렇다면 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잡아다가 감옥에 살게 하느냐?

왜 도둑질한 손을 잘라서 몸이 구원을 받지 못하느냐?

 

그러므로 불이이니, 이는 짓고 받는 것이 다르다는 논변의 괴로움에서,

마치 봄이 겨울을 빗대어 마른 나뭇가지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활짝 피어,

모든 헐벗은 논변들을 벗어버린다.

 

 

유마 김일수 /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