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는 법
부처님이 코삼비의 코시타동산에 계실 때의 일이다. 하루는 밧지국의 우데나(優陀延那)왕이 핀돌라존자를 찾아와 문안하고 이런 것을 물었다.
"제가 뵙기에는 존자님은 아직 젊고 출가한지도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얼굴이 해맑고 마음도 편안해 보입니다. 젊은 사람은 이성에 대한 욕망이 불꽃같은데 어떻게 들짐승과 같은 마음을 순일하게 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항상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너희들은 늙은 여인을 보거든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중년의 여인을 보거든 누이나 동생으로 생각하고, 어린 처녀를 보거든 딸이라고 생각해라.' 이렇게 하면 들짐승같은 마음을 조복받아 순일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래도 이성을 보면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나 탐욕이 불붙을 수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까?"
"다시 부처님은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이 몸이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뼈를 줄기로 해서 살을 바르고 엷은 가죽으로 덮었다. 그 속에는 똥, 오줌, 가래, 고름과 같은 갖가지 더러운 것이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라.' 이렇게 하면 들짐승같은 욕망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러나 존자님.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그래도 이성을 보면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요?"
"그 때 부처님은 이렇게 하라고 가르치십니다. '모든 감각가관의 문을 굳게 지키고 그 마음을 잘 붙잡아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눈이 어떤 대상을 보았다면 거기에 집착하지 말라. 대상에 집착하면 탐욕이 생기게 되니라. 그러므로 항상 눈의 빛깔, 귀의 소리, 코의 향기, 혀의 맛,몸의 촉감, 생각의 분별을 단속해야 욕망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이 가르침대로 하면 들짐승같은 마음이 사라지고 얼굴이 편안해집니다."
여기까지 설명을 들은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돌아갔다.
잡아함 43권 1165경 <빈두라경(賓頭羅經)>
이성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이 본능적 욕구는 무조건 억제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강물이 범람하면 넘치듯이 욕망도 억제만 하면 언젠가는 넘치고 만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행자들은 이를 절제하면서 혼자서 살고 있다. 속인의 입장에서는 수행자들이 어떻게 이성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면서 사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차마 이런 것을 물어보기가 민망해서 그렇지 요즘 사람들도 이 점이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데나왕은 좀 짖꿎지만 솔직하게 이 점을 물어보았다.
이에 대한 핀돌라존자의 대답도 매우 솔직하다. 수행자에게도 이성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절절한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방법이란 세가지다.
첫 번째 단계는 도덕적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즉 이성을 볼때 어린 여성은 누이동생이라 생각하고 나이든 여성은 누님이나 어머니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욕망의 불꽃이 거세다 한들 자식이나 누이동생을 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의 도덕적 한계선을 무너뜨리지 않을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욕망의 허망함에 대해 깨닫는 명상을 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예쁜 미녀도 사실은 똥주머니에 불과하다. 미녀도 죽으면 백골이다. 똥주머니나 백골을 안고 논다는 생각을 한다면 욕망은 반감될 것이란 얘기다. 세 번째 단계는 감각기관의 문을 단속할 줄 아는 것이다. 이는 매우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이나 가능한 단계다. 이 단계에 이르면 모든 욕망의 대상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불교의 성자들이 도달한 단계다.
세속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두 번째나 세 번째 단계까지 훈련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또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단지 첫 번째 단계, 즉 모든 여자를 누이동생이나 딸같이 보는 도덕적 훈련만 제대로 하면 된다. 그러면 딸보다도 어린 처녀를 '영계'라고 밝히는 짐승같은 짓은 하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정도의 수준도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숲으로 들어가 원숭이나 고릴라와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나을 것이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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