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공부하는 이유
부처님이 코삼비의 코시타동산에 계실 때의 일이다.
하루는 부처님을 시봉하는 아난다에게 한 외도가 찾아와 이런 것을 물었다.
"당신들은 무엇 때문에 집을 나와 부처님 밑에서 수행을 하는지요?"
외도의 질문은 불교수행의 이유와 목적을 묻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아난다는 이렇게 대답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기 위해서지요."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에 무슨 허물이 있기에 끊어야 한다고 말하는지요?"
"탐욕에 집착하면 마음이 캄캄해져 자기와 남을 해치게 됩니다. 그러면 현세에서도 죄를 받고 후세에서도 죄를 받기 때문이지요. 분노와 어리석음에 집착해도 또한 그와 같지요. 탐진치 삼독에 집착하게 되면 그 순간 사람은 장님이 됩니다. 지혜가 없고 판단이 흐려집니다. 그것은 옳은 것이 아니요, 밝은 것도 아니며, 열반에 이르는 것을 방해할 뿐입니다. 그래서 삼독을 끊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삼독을 끊으면 어떤 이익과 공덕이 있는지요?"
"삼독을 끊으면 자기도 해치지 않고 남도 해치지 않으며, 현세에서도 죄를 받지 않고 후세에서도 되를 받지 앟게 됩니다. 마음은 언제나 기쁘고 즐거우면 번뇌를 떠나 현세에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삼독을 끊을 수 있는지요?"
"부처님이 가르친 성스런 여덟가지 바른 수행(八正道)을 실천하면 됩니다."
아난다의 자상한 설명을 들은 그는 기쁜 얼굴로 돌아갔다.
잡아함 35권 973경 <전타경( 陀經)>
이 경에서 아난다는 우리가 왜 불교를 공부해야 하는지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즉 불교수행의 목적은 오로지 탐진치 삼독을 극복하는데 있으며 그 방법으로는 팔정도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탐진치를 세가지 독소(三毒)이라고 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코브라와 같은 독사가 많은 인도에서는 이들 독뱀에 한번 물리면 치명적이다. 실제로 부처님 제자 가운데는 독뱀에 물려 죽은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탐진치를 세가지 독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마치 독뱀의 독과 같아서 한번 물리게 되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는 뜻이다. 탐욕은 마치 풍선처럼 끝이 없어서 마침내 터질 때까지 계속된다. 분노 역시 한번 불붙기 시작하면 어떤 금찍한 결과를 보고서야 멈춘다. 어리석음 또한 마찬가지다. 과속은 금물인줄 알지만 저 죽을 줄 모르고 달리다가 사고를 내고야 멈춘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난 다음이어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세상살이란 탐진치를 아주 없애버리면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나만 착하고 부드러우면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독에 가리워 장님이 되다 보면 끝내는 온갖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기와 남을 해치고 현세와 내세에서 죄를 받게 할 뿐이다. 불교를 공부하는 것은 이러한 어리석음에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 불교공부의 시작과 끝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참다운 불자의 길이다. 더 이상 장황한 설명은 군소리다. 그런데 가끔 주변을 살펴보면 말만 앞세우고 행동이 따르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 경전과 똑같은 내용의 문답은 잡아함 28권 <단탐경(斷貪經)>에도 나온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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