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기운 쪽으로 넘어진다
부처님이 고향인 카필라바투 니그로다동산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날 마하나마가 찾아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이카피라바투는 안온하고 퐁족하며 많은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친사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과 함께 살아가다가 보면 삼보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또 이러다가 내가 죽게 되면 악도에 태어나지는 않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이에 부처님은 비유를 들어 마하나마에게 말했다.
"저기 언덕에 큰 나무가 한그루 있다고 하자. 그 나무는 평소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누가 와서 그 나무의 밑둥을 베면 그 때 나무는 어디로 넘어지겠는가?"
"그야 기운쪽으로 넘어지겠지요."
"마하나마야. 너도 그와 같을 것이다. 결코 나쁜 곳에 나지 않을 것이요, 끝끝내 나쁜 일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너는 오래동안 삼보에 귀의해 몸과 마음을 닦아 익혔기 때문이니라. 네가 목숨을 마친 뒤 비록 몸은 불에 사라지거나 땅에 묻히거나 바람에 내버려지더라도 마음은 오래동안 바른 믿음의 햇살을 쪼이었고 또한 계율을 지키고 보시를 행하고 많은 법문을 듣고 지혜의 햇살을 쪼이었으므로 미래에도 반드시 좋은 곳에 나게 될 것이다."
-잡아함 33권 930경 <자공경(自恐經)>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기대와 불안을 함께 가지고 산다. 아무리 잘나가는 사람이라도 막연한 불안은 있게 마련이고, 아무리 현실이 절망적이라도 한가닥 희망섞인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 경전에 등장하는 마하나마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기울어진 나무'를 비유로 들어 그를 안심시키고 있다. 즉 평소에 삼보를 공경하고 많은 선업을 지었으므로 반드시 좋은 곳에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평소에 선업을 지었으니 망정이지 악업을 지었다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보나마나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이것이 기울어진 소나무의 운명이다. 미래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래를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행위만 하면 된다. 그것이 희망의 방향이든, 절망의 방향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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