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욕심은 칼끝에 바른 꿀
부처님이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번뇌와 욕심을 없애는 열 가지 방법에 대해 가르쳤다.
“누구라도 몸에 관한 다음과 같은 열 가지 생각(十想)을 하면 번뇌를 없애고 열반을 얻게 될 것이다. 첫째는 백골에 관한 생각(白骨想), 둘째는 푸르딩딩 하다는 생각(靑瘀想), 셋째는 퉁퉁 부었다는 생각(膖脹想), 넷째는 음식이 소화되지 않았다는 생각(食不消想), 다섯째는 피에 관한 생각(血想), 여섯째는 씹는 것에 관한 생각(噉想), 일곱째는 모든 것은 덧없다는 생각(有常無常想), 여덟째는 탐욕스럽게 먹는다는 생각(貪食想), 아홉째는 죽는다는 생각(死想), 열째는 모든 세간의 일은 즐거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一切世間不可樂想)이 그것이다.”
그러자 어떤 수행자가 일어나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세존이시어. 저와 같은 사람은 그런 생각을 능히 닦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욕심이 많고 몸과 뜻이 불꽃 같아서 조용히 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지금부터 이 몸이 깨끗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더럽다는 생각을 하라. 항상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상하다는 생각을 하라. 자아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없다는 생각을 하라. 즐겨할만한 것이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없다는 생각을 하라. 그러면 불꽃처럼 일어나는 욕심이 사라질 것이다.”
이어서 부처님은 수행자들에게 욕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했다.
“수행자들이여. 욕심은 더럽기가 똥 무더기와 같고, 앵무새처럼 말이 많고, 은혜를 갚을 줄 모르기는 저 독사와 같고, 허망하기는 햇볕에 녹는 눈과 같다. 그러므로 그것을 버리기를 시체를 무덤 사이에 버리듯이 하라.
또한 욕심이 스스로를 해치기는 독사가 독을 품은 것과 같고, 싫증이 나지 않기는 짠물을 마시는 것과 같으며, 욕심을 채우기 어렵기는 바다가 강물을 머금는 것 같으며, 두렵기는 야차마을과 같으며, 원수와 같으므로 항상 떠나 있어야 한다.
또한 욕심의 맛이 무섭기는 칼끝에 바른 꿀과 같고, 사랑할 것이 못되는 것은 길에 버려진 해골과 같으며, 욕심이 얼굴에 나타나기는 뒷간에서 꽃이 나는 것과 같고, 참되지 못한 것은 겉이 화려한 병 속에 더러운 물건을 가득 채운 것과 같으며 튼튼하지 못한 것은 물거품과 같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은 욕심을 멀리 떠나고 더럽다는 생각을 해야 마음이 해탈을 얻을 수 있느니라.”
-증일아함 42권 결금품(結禁品) 제9-10경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욕심이 도사리고 있다. 정권욕이나 부정부패, 사기나 살인사건 등은 따지고 보면 욕심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욕심을 더 많이 채울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려는 것이 중생들의 모습이다.
부처님은 그런 우리들에게 묻는다. 그토록 욕심을 부려서 호강시켜주려고 하는 그 대상이란 어떤 것인 줄 알기나 하는가. 백골에 살가죽을 씌워놓은, 푸르딩딩한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무상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 비유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매우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또한 감출 수 없는 진실인 것을.
한심한 것은 백년도 못살 그 육신을 위해 천년의 계획을 세우는 짓을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헐뜯고, 도와주기보다는 유린하고, 나누기보다는 빼앗기에 익숙한 것도 천년만년 살 것으로 착각하는 헛된 꿈 때문이다. 이 헛된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불교의 수행은 이 헛된 꿈에서 깨어나 지혜를 얻고자 하는 노력이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초기경전 > 증일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87 소 길들이듯 자신을 다스려라 (0) | 2009.07.20 |
---|---|
85 내가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 (0) | 2009.07.20 |
79 수행자의 거룩한 모습 (0) | 2009.07.15 |
76 왜 팔정도를 닦지 않는가 (0) | 2009.07.13 |
75 불자의 몸가짐 마음가짐 (0) | 2009.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