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내가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
부처님이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존자 대균두(大均頭)가 부처님을 찾아뵙고 이런 것을 여쭈었다.
“하루하루 생활하다 보면 앞이나 뒤, 또는 가운데에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일어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소견들을 없애고, 다른 소견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겠나이까?”
“대개 그런 소견에는 62종이 있다. 그러나 그런 소견은 10가지 선한 소견을 가짐으로써 없앨 수 있다. 그 10가지란 어떤 것인가.
남은 살생하기를 좋아해도 나는 살생하지 않으며, 남은 도둑질하기를 좋아해도 나는 훔치지 않으며, 남은 음행하기를 좋아해도 나는 깨끗하게 지내며, 남은 거짓말을 해도 나는 하지 않으며, 남은 이간질하는 말을 해서 싸움을 붙여도 나는 하지 않으며, 남은 비단 같은 말을 해도 나는 하지 않으며, 남은 험한 말을 잘해도 나는 하지 않으며, 남은 질투를 잘 해도 나는 하지 않으며, 남은 화를 잘 내도 나는 그러지 않으며, 남은 삿된 생각을 해도 나는 바른 소견을 갖는 것이다.
균두여 알라, 자기는 나쁜 길을 가면서 남은 바른 길을 만나게 해주고, 자기는 삿된 소견을 쫓아다니면서 남은 바른 소견에 이르게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마치 자기가 물에 빠져 있으면서 남을 건네주려 하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자기는 열반에 들지 못하면서 다른 이를 열반에 들게 하기는 어렵느니라. 그러므로 수행자는 언제나 10가지 선한 생각을 가짐으로써 스스로 열반에 이르도록 해야 하느니라.
균두여 알라. 중생들은 각자 소견이 같지 않다. 그러나 그 소견들은 모두 덧없는 것이며 삿된 것이다. 그러므로 남은 10가지 나쁜 짓을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떠나야 한다. 깊이 생각하고 헤아려 삿된 소견과 10가지 나쁜 짓을 모두 버려서 그런 행을 익히지 말며, 마음을 오로지 하여 어지럽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남이 교만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하고, 남은 스스로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어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으며, 남은 계율을 범하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으며, 남은 게으르더라도 우리는 정진하여야 하고, 남은 삼매를 닦지 않더라도 우리는 닦아야 하며, 남은 어리석더라도 우리는 지혜롭게 그 법을 관찰하고 지혜를 써서 능히 그 법을 관찰하고 분별하면 삿된 소견은 사라지고 다른 소견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증일아함 43권 선악품(善惡品) 제9경
스님들의 법문을 들으면 항상 하는 말씀이 착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항상 성공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설교를 들어도 결론은 똑같다. 부지런하고 진실한 사람치고 실패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정직 성실 근면을 실천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말 그렇기만 할까. 우리의 경험으로 보면 정직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 손해가 될 때도 많다. 약삭빠르게 남의 눈도 속이고 적당히 탈세도 해서 돈을 벌어야지, 하라는 대로 다하고 내라는 세금 다 내다보면 남들처럼 잘살기 어렵다. 그래서 윤리교과서는 학교 문을 나서는 날부터 쓰레기통에 내던지라는 말도 듣는다. 그래야 험한 세상에서 좌절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은 끝까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남이야 죄를 짓든 말든,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하든 말든, 불자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잠시 동안의 성공은 거둘지 모르지만 결코 길게 잘 살수는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꼬리가 드러나 망신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열반이나 해탈과 같은 영원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오,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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