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불교/육조단경(六祖檀經)

육조단경 7. 정과 혜

slowdream 2007. 9. 3. 02:02
 

7. 정혜(定慧)


惠能 來依此地 與諸官僚道俗 亦有累劫之因 敎是先聖所傳 不是惠能自知 願聞先聖敎者 各須淨心 聞了願自除迷 如先代悟 惠能大師喚言 善智識 菩提般若之智 世人 本自有之 卽緣心迷 不能自悟 須求大善知識 示導 見性 善知識 遇悟卽成智


혜능이 이곳에 와서 머문 것은 여러 관료와 학인, 속인들과 더불어 오랜 세월에 걸쳐 인연이 주어진 까닭에서이니라. 가르침은 옛 성인이 전한 바요 혜능이 스스로 안 것이 아니다. 성인의 가르침을 듣고자 하는 이는 마음을 깨끗이 하고, 듣고 나서 스스로 미혹함을 없애어 옛사람들의 깨침과 같기를 바랄지어다.

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보리의 반야지혜는 세상사람들이 본래 스스로 지니고 있는 것이니라. 그러나 마음이 미혹한 까닭에 스스로 깨닫지 못하니, 반드시 큰 선지식을 가르침을 구하여 성품을 보아야 한다. 선지식아, 깨치면 곧 지혜를 이루느니라.”


善知識 我此法門 以定慧爲本 第一勿迷言惠定別 定惠體一不二 卽定是惠體 卽惠是定用 卽惠之時 定在惠 卽定之時 惠在定 善知識 此義 卽是定惠等 學道之人 作意 莫言先定發惠 先惠發定 定惠各別作此見者 法有二相 口說善 心不善 惠定不等 心口俱善 內外一種 定惠卽等 自悟修行 不在口諍 若諍先後 卽是迷人 不斷勝負 却生法我 不離四相


선지식아, 나의 이 법문은 정혜를 근본으로 삼으니, 무엇보다도 정혜가 다르다고 미혹된 말을 하지 말라. 정혜는 본체가 하나요 둘이 아니니, 곧 선정은 지혜의 본체요 곧 지혜는 선정의 활용이니라. 그런 즉 지혜의 때에 선정이 지혜에 있고, 선정의 때에 지혜가 선정에 있도다. 선지식아, 이 뜻은 곧 정혜가 함께 함을 말하는 것이니라. 배우는 사람들은 선정이 먼저이고 지혜가 따라서 발하거나, 또는 지혜가 먼저이고 따라서 선정이 발한다고 말하지 말라. 선정과 지혜가 다르다는 견해를 짓는 사람은 법에 두 모양이 있는 것이다. 입으로는 선을 말하고 마음이 선하지 않는 사람은 정혜가 함께하지 않는 것이다. 마음과 입 모두 선할 때 안팎이 한 가지며 정혜가 함께 하는 것이니라. 스스로 깨쳐 수행함은 입으로 다툼에 있지 않으니, 만약 앞뒤를 다투면 미혹하여 승부를 끊지 못함이니, 법집과 아집이 생겨 사상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로다.


一行三昧者 於一切時中 行住坐臥 常行直心 是 淨名經 云 直心 是道場 直心 是淨土 莫心行謟曲 口說法直 口說一行三昧 不行直心 非佛弟子 但行直心 於一切法 無有執著 名一行三昧 迷人 著法相 執一行三昧 直心 坐不動 除妄不起心 卽是一行三昧 若如是 此法 同無情 却是障道因緣 道須通流 何以却滯 心不住在 卽通流 住卽被縛 若坐不動 是 維摩詰 不合呵舍利弗 宴坐林中 善知識 又見有人敎人 坐看心看淨 不動不起 從此置功 迷人 不悟 便執成顚 卽有數百般 如此敎道者 故知大錯



일행삼매란 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모든 때에 있어서 항상 곧은 마음을 행하는 것이니라. <정명경>에 “곧은 마음이 도량이요 곧은 마음이 정토”라 하였느니라. 마음으로 아첨하고 굽은 생각을 행하면서 입으로는 법이 곧다고 말하지 말라. 입으로 일행삼매를 말하면서 곧은 마음을 행하지 않으면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로다. 오로지 곧은 마음으로 행하여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음을 일행삼매라 하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법의 모양에 집착하고 일행삼매에 집착하여, 곧은 마음이 앉아 움직이지 않는 것이요, 망념을 제거하여 마음이 일어나지 않음을 일행삼매라 한다. 만약 이와 같다면 이 법은 무정하여 오히려 도를 장애하는 인연이 되느니라. 도는 모름지기 통하여 흘러야 하느니, 어찌 묶일 것인가. 마음이 머물러 있지 않으면 곧 통하여 흐르는 것이요, 머무르면 곧 묶이게 되는 것이다. 앉아 움직이지 않음을 일행삼매라 한다면, 사리불이 숲속에 편안히 앉아 있는 것을 유마힐이 꾸짖은 것이 합당치 않을 것이다. 선지식아, 어떤 이가 앉아서 마음을 보고 깨끗함을 보며 움직이지도 일어나지도 말아야 하는 것으로 공부를 삼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느니라. 그러나 미혹한 사람은 깨닫지 못하고 문득 집착하고 전도되기가 수백 가지이니, 이러한 가르침은 크게 잘못된 것이니라.


善知識 定惠 猶如何等 如燈光 有燈卽有光 無燈卽無光 燈是光之體 光是燈之用 名卽有二 體無兩般 此定惠法 亦復如是


선지식아, 선정과 지혜가 어찌 같은 것인가? 이는 등불과 빛과 같아서, 등불이 없으면 빛도 없는 것이니라. 등불은 빛의 본제요 빛은 등불의 활용이니, 곧 이름은 둘이나 본체는 둘이 아니다. 정혜의 법이 이와 같느니라.


◎ 定慧爲本(정혜를 근본으로 삼음) - “모든 부처님은 정혜가 함께 하므로 불성을 밝게 본다. <열반경 28>”고 함과 같이 정혜등지(定慧等持)가 된 부처라야 견성이므로 정혜로써 근본을 삼는다고 한 것이다.

◎ 일행삼매는 행주좌와에 정혜가 동등한 삼매이다.

 

 * 사리불이 숲속에 편안히 앉아 있는 것을 유마힐이 꾸짖은 것 - <유마경> 3장에 나온다. 유마힐 거사가 병이 들자 부처님께서 사리불더러 문병을 가라 이르자, 사리불이 아뢰길, “부처님, 저는 유마힐에게 문병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옛적에 숲속 나무 아래에서 조용히 좌선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유마힐이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시오, 사리불이여. 반드시 앉아 있다고 해서 좌선하는 것이 아닙니다. 좌선이란 삼계(三界)에 몸과 뜻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며, 마음과 그 마음의 작용을 없앤 무심한 경지에서 나오지 않고서도 온갖 위의(威儀) 행동을 나타내는 것이며, 마음이 안에도 밖에도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또 외도의 사견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37조도품을 닦는 것이며 번뇌를 끊지 않고서 열반에 들어가는 것이 좌선입니다. 이렇게 좌선하는 이라야 부처님이 인가하시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그때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있었을 뿐 대답을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에게 나아가 병을 위문할 수 없습니다.”



  蕭湛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