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심이 도
옛사람이 이르기를,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거든, 무엇보다 도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만약 누구라도 도를 닦으면 도는 행하여지지 않고, 도리어 수만 가지의 삿된 경계들이 다투어 생겨난다. 지혜의 칼을 뽑아들면 아무 것도 없다. 밝은 것이 나타나기 전에 어두운 것이 밝아진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또 옛사람이 말하기를, “평상의 마음이 바로 도다”라고 한 것이다.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가 고통
그대들은 의지하여 변한 국토에서 무엇을 찾고 있느냐? 삼승 십이분교마저도 모두가 똥을 닦아낸 휴지다. 부처란 허깨비로 나타난 몸이여, 조사란 늙은 비구인데 그대들이 어머니가 낳아주신 진짜 몸이 있지 않은가. 그대들이 만약 부처를 구하면 부처라는 마군에 붙잡히고, 조사를 구하면 조사라는 마군에게 묶이게 된다. 그대들이 만약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가 고통이니 아무런 일이 없느니만 못하다(有求皆苦 不如無事).
부처님의 육신통
대저 부처님의 육신통이란, 물질의 경계에 들어가지만 물질의 미혹함을 받지 않고, 소리의 경계에 들어가지만 소리의 미혹함을 받지 않으며, 냄새의 경계에 들어가지만 냄새의 미혹함을 받지 않고, 맛의 경계에 들어가지만 맛의 미혹함을 받지 않는다. 감촉의 경계에 들어가지만 감촉의 미혹함을 받지 않고, 법의 경계에 들어가지만 법의 미혹함을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색성향미촉법이 여섯가지가 모두 텅 비어 있음을 통달하고 있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무의도인(無依道人)을 속박할 수 없다. 비록 오온의 번뇌로 이루어진 몸이지만 바로 이것이 땅으로 걸어다니는 신통[地行神通]이니라.
출처 : <임제록 강설>(무비스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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