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불교/임제록(臨濟錄)

6. 수처작주(隨處作主), 참다운 출가인

slowdream 2007. 9. 18. 14:09
 

수처작주(隨處作主)


불법은 애써 공을 들여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평상대로 아무 일 없는 것이다. 똥 싸고 오줌 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 피곤하면 눕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를 비웃겠지만 지혜로운 이는 알 것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자신 밖을 향해서 공부하는 사람은 모두가 어리석고 고집스런 놈들이다’라고 하였다.


그대들이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된다면 서 있는 곳마다 그대로가 모두 참된 것이 된다(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떤 경계가 다가온다 하여도 끄달리지 않을 것이다.



참다운 출가인


“대저 출가한 사람은 모름지기 평상 그대로의 참되고 바른 안목을 잘 가려내야 한다. 그리하여 부처와 마군을 구분하고 참됨과 거짓을 구분하며 범부와 성인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이와같이 가려낼 수 있다면 참된 출가라고 할 것이지만 부처와 마군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저 한 집에서 나와 또 다른 집으로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 이는 업을 짓는 중생이지 진정한 출가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지금 한 개의 부처인 마군이 있어서 같은 몸이 되어 나눌 수 없는 것이 마치 물과 우유가 섞여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거위의 왕은 우유만 먹는다. 눈 밝은 도인이라면 마군과 부처를 함께 쳐버린다. 그대들이 만약 성인을 좋아하고 범부를 싫어한다면 생사의 바다에 떴다 잠겼다 할 것이다.”


“무엇이 부처인 마군입니까?”


“그대의 의심하는 그 한 생각이 바로 마군이다. 그대가 만약 만법이 본래 태어남이 없는 이치를 통달하면 마음은 환영과 같아지리라. 다시는 한 티끌 한 법도 없어서 어딜 가나 청정하리니 이것이 부처다. 그러나 부처와 마군이란 깨끗함과 더러움의 두 가지 경계다.


산승의 견해에 의한다면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옛날도 없고 지금도 없어서 얻을 것은 바로 얻는다. 오랜 세월을 거치지 않는다. 닦을 것도 없고 깨칠 것도 없으며,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어서 모든 시간 속에서 더 이상 다른 법은 없다. 설사 이보다 더 나은 법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은 꿈 같고 허깨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출처 : <임제록 강설>(무비스님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