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염화실의 향기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slowdream 2007. 10. 9. 16:38
 

제자인 학륵나가 항상 오백 무리의 학들이 그를 따르는 까닭에,

그 숙세의 인연을 여쭈니 마라나[22조] 존자가 이르시길,

“그대는 넷째 겁 가운데에 비구가 되어 용궁의 공양 청을 받고서 가려 하는데,

그 오백 제자가 한 사람도 묘한 공양을 감히 받을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 제자들이 말하기를,

‘스님께서 늘 설법하시길 음식에 평등하면 법에도 평등하다고 하시더니,

이제 이미 그렇지 않은데, 어찌 성인이 있으리요?’

하니, 그들을 데리고서 모임에 갔다.

이로부터 생을 버리고 생에 나아감에 더욱더 여러 나라로 다니면서 교화하였으나,

그 오백의 제자는 복덕이 얇은 까닭에 깃을 가진 종족이 됨이요,

지금도 너의 은혜에 감동되었기 때문에 서로 따른다.”

학륵나가 말하길,

“어찌해야 그들이 해탈할 수 있겠습니까?”

“위 없는 법보가 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듣고 받아서 지녀라.


마음이 온갖 경계를 따라서 움직이나

움직이는 곳마다 그윽하니라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을 수 있다면

기쁨도 근심도 없으리라


心隨萬境轉(심수만경전)   轉處悉能幽(전처실능유)

 隨流認得性(수류인득성)   無喜亦無憂(무희역무우)”


그러자 학의 무리가 그 게송을 듣고 슬피 울면서 떠나갔다.


<경덕전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