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隨合 ㉮ 徵
阿難言我常聞佛開示四衆호대 由心生故種種法生하고 由法生故種種心生하시니 我今思惟호대 卽思惟體實我心性이라 隨所合處心卽隨有하니 亦非內外中間三處니라
아난이 말하였다.
“저는 항상 부처님께서 사부대중에게 열어 보여주시기를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가지가지 법(法)이 생기고, 법이 있기 때문에 가지가지 마음이 생긴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의 사유 그 자체가 참으로 우리의 심성(心性)이므로, 합하는 곳을 따라 마음도 있는 것이지, 안이나 밖에 혹은 중간에 마음이 따로 있다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
㉯ 破 ㈀ 牒前起難
佛告阿難汝今說言호대 由法生故種種心生호대 隨所合處하야 心隨有者라하니 是心無體卽無所合이요 若無有體而能合者인댄 則十九界因七塵合이니 是義不然하니라 若有體者인댄 如汝以手自挃其體에 汝所知心爲復內出가 爲從外入가 若復內出인댄 還見身中이요 若從外來先合見面이니라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말하기를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가지가지 법(法)이 생기고, 법이 있기 때문에 가지가지 마음이 생긴다’고 하면서 ‘합하는 곳을 따라 마음도 있다’고 하니 그 사유하는 마음에 자체[體]가 없다면 곧 합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만약 억지로 체는 없지만 합할 수 있다고 하면 십구계(十九界)가 칠진(七塵)으로 인하여 이루어진다는 말과 같을 것이니 그 뜻이 옳지 않다.
만약 자체가 있다면 네가 손으로 몸의 어느 부분을 찌를 때, 너의 아는 바 마음이 안에서 나오느냐, 밖에서 나오느냐? 만약 안에서 나온다면 먼저 몸속을 보아야 할 것이요, 만약 밖에서 들어온다면 들어올 때 먼저 얼굴을 보아야 할 것이다.”
阿難言見是其眼이요 心知非眼이니 爲見非義니이다
아난이 말하였다.
“보는 것은 눈이요, 마음은 알기만 하는 것이니 반드시 보아야 한다고 하심은 옳지 않습니다.”
佛言若眼能見이면 汝在室中하야 門能見不아 則諸已死도 尙有眼存할새 應皆見物이며 若見物者云何名死리요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만약 눈이 능히 본다면 네가 방 안에 있을 때에 문이 능히 보느냐? 또 이미 죽은 사람도 그 시체가 아직 식기 전에 눈이 있으니 응당 볼 수 있어야 하며, 만약 본다면 어떻게 죽은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
㈁ 詳辯隨合
阿難又汝覺了能知之心이 若必有體인댄 爲復一體아 爲有多體아 今在汝身하야 爲復徧體아
아난아! 너의 느끼고 알고 하는 마음이 반드시 체(體)가 있다면 그 체가 하나냐, 여럿이냐? 지금 너의 몸에 있어서 온 몸에 두루한 것이냐, 두루하지 않는 것이냐?
若一體者인댄 卽汝以手로 挃一支時에 四支應覺할새 若咸覺者인댄 挃應無在로 若挃有所인댄 則汝一體가 自不能成하리라
만약 하나의 체라면 네가 손으로 한쪽 팔을 찌를 때에 사지(四肢)가 응당 모두 아픔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만약 한 곳을 찔렀는데 사지가 다 깨달아 아프다면 찌르는 곳[所在]이 응당 따로 없어야 할 것이요, 사지가 다 깨달아 아픈데도 만약 ‘찌르는 곳이 따로 있다’고 한다면 너의 하나의 체[一體]라는 말은 저절로 성립되지 못할 것이다.
若多體者인댄 則成多人이니 何體爲汝아 若徧體者인댄 同前所挃이요
만약 다체(多體)라면 다인(多人)을 이룰 것이니 어느 것으로 자기를 삼을 것인가? 만약 체(體)가 온 몸에 두루 퍼져 있다면 앞에서와 같이 찌르는 곳은 하나일지라도 아프기는 응당 사지(四肢)가 다 아파야 할 것이다.
若不徧者인댄 當汝觸頭亦觸其足하면 頭有所覺足應無知어늘 今汝不然하니
만약 체가 온 몸에 두루한 것이 아니라면 머리가 부딪치고 또한 발도 다쳤을 때에 머리는 아파도 발은 몰라야 하거늘, 지금 우리는 그렇지 아니하니
是故應知隨所合處하야 心則隨有함은 無有是處니라
그러므로 네가 말한 ‘합하는 곳을 따라 마음도 있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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