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示有眞心
爾時世尊開示阿難及諸大衆하사 欲令心入無生法忍코자 於獅子座摩阿難頂而告之言하사대 如來常說호대 諸法所生唯心所現이며 一切因果世界微塵이 因心成體라호니 阿難若諸世界一切所有와 其中乃至草葉縷結이라도 詰其根元인댄 咸有體性이며 縱令虛空이라도 亦有名貌어든 何況淸淨妙淨明心은 性一切心어늘 而自無體리요
그때 세존께서 아난과 여러 대중들을 깨우쳐서 그들의 마음이 무생법인(無生法忍)에 들게 하려고 사자좌(獅子座)에서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시면서 말씀하셨다.
“여래는 항상 ‘모든 법(法)의 생기는 것이 오직 마음으로 나타나는 것이며 일체의 인과(因果)와 세계의 가지가지 현상이 다 마음으로 인하여 뼈대[體]를 이룬다’고 했다. 아난아! 만약 모든 세계의 가지가지 존재와 그 가운데 더 나아가 풀잎이나 실오라기 하나라도 그 근원을 찾아보면 다 체성(體性)이 있으며, 비록 허공일지라도 이름과 모양이 있는데 하물며 청정(淸淨)하고 묘정(妙淨)하며 밝은 참마음은 일체 마음의 본성이거늘, 어찌 스스로의 그 체(體)가 없겠느냐?”
㈔ 辯斥妄執
若汝執悋分別覺觀의 所了知性하야 必爲心者인댄 此心卽應離諸一切色香未觸의 諸塵事業코도 別有全性하리라
네가 만약 분별하고 각관(覺觀)하여 아는 성품을 고집하여 굳이 참마음이라고 한다면 이 마음이 응당 일체의 색향미촉(色香味觸) 등 가지가지 경계[諸塵事業]를 떠나서도 따로 온전한 성품이 있어야 할 것이다.
如汝今者承聽我法함도 此則因聲하야 而有分別이니 縱滅一切見聞覺知하고 內守幽閑도 猶爲法塵分別影事니라
네가 지금 나의 법을 듣는 것도 소리로 인하여 분별이 있으니 비록 일체의 견문각지(見聞覺知)를 소멸하고 안으로 고요함을 느끼더라도 그것이 사실은 법진(法塵)을 분별하는 허망한 그림자[分別影事]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我非勅汝하야 執爲非心이니 但汝於心에 微細揣摩하라 若離前塵하고 有分別性인댄 卽眞汝心어니와 若分別性離塵無體인댄 斯則前塵分別影事니라 塵非常住일새 若變滅時에 此心則同龜毛兔角하야 則汝法身이 同於斷滅어늘 其詰修證無生法忍하리요
내가 지금 너에게 너의 생각하는 것을 마음이 아니라고 억지로 우기려는 것이 아니다. 너는 한번 온 마음으로 내가 하는 말을 깊이 헤아려 보아라. 만약 앞의 대상[前塵]을 떠나서도 따로 분별하는 체성(體性)이 있다면 그 때는 그것을 진실한 너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분별하는 성품이 밖의 대상[塵]을 여의고 따로 그 체(體)가 없다면 그 마음은 곧 앞의 대상을 분별했던 하나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네가 지금 대상을 분별하여 아는 성품을 고집하여 참마음이라 하는데) 눈앞의 대상은 항상한 것이 아니기에 그것이 변하여 사라질 때 그 분별했던 그림자 마음은 마치 거북의 털이나 토끼의 뿔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곧 너의 참마음[法身]도 아주 없어진다는 말이 되나니 누가 깨달음[無生法忍]을 닦고 성취하겠느냐?”
㈕ 阿難自失
卽時阿難 與諸大衆으로 黙然自失하니라
그 때 아난이 여러 대중과 함께 묵연히 무엇을 잃어버린 듯 부처님만 바라보고 있었다.
㈖ 詰成妄誤
佛告阿難世間一切諸修學人이 現前雖成九次第定코도 不得漏塵하야 成阿羅漢함은 皆由執此生死妄想하야 誤爲眞實이니 是故汝今雖得多聞이나 不成聖果니라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의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이 눈앞에서 비록 구차제정(九次第定)을 이루고도 번뇌가 없는 아라한이 되지 못하는 것은 모두 생사의 망상을 집착하여 그릇 진실을 삼기 때문이며, 네가 지금 비록 다문(多聞)은 했으나 성과(聖果)를 이루지 못했던 것도 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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