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화선 (8) 화두삼매 |
숙면상태서도 화두 뚜렷이 살아있어 은산철벽을 마주하고, 백척간두에서도 한발 더 내딛겠다는 절박함과 결연함으로 묘사하곤 한다. 열정적인 수행자들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바로 ‘화두삼매(話頭三昧)’로 표현할 수 있다. 심신일여(心身一如), 몰아일체(沒我一切)의 상태이다.
이는 나와 대상이 하나가 되어 맑고 고요하며 흔들림이 없는 경지를 말한다.
마음을 오로지 한 대상에 집중해 고요히 명상에 잠긴다하여 정(定)이라고도 하고 삼매에 든다고도 한다. 나의 마음과 화두가 하나 된 상태이며 결국에는 그 하나마저 없어지는 경지까지를 일컫는다.
화두삼매는 그 진척 정도에 따라 단계를 나눌 수 있다.
단계라고 표현은 하지만 사실 깨달음에 단계가 있다는 말은 아니다.
시간이 개입되면 순차적으로 화두를 참구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화두참선이 바로 이 자리에서 몰록 깨닫는, 돈오(頓悟)를 핵심에 두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와는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깨침은 한순간에 깨닫고 깨닫는 순간에 시간과 공간이 소멸하는 것이다.
화두삼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입적하신 성철대종사가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일여(語默動靜一如)’의 단계인데, 줄여서 ‘동정일여(動靜一如)’로 말한다.
걸어 다닐 때나 머무를 때나 앉았을 때나 누웠을 때나 말할 때나 말을 들을 때나 움직일 때나 고요히 있을 때나 항상 삼매를 유지하는 단계이다.
여기서 ‘일여(一如)’는 ‘늘 한결 같다’ ‘끊어짐이 없이 꼭 같은 상태를 유지하다’라는 의미로 화두가 한결같이 지속적으로 들리는 것이다.
꿈속에서도 화두가 떠나지 않는 단계로 의식세계를 뛰어넘어 무의식 세계 일부분까지도 통제할 수 있는 경지이다.
꿈속에서 황금을 얻어 기뻐한다거나, 남에게 잘못을 저질러 몽둥이로 두드려 맞는다면 이는 꿈속에서도 화두가 들리지 않아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증거이다.
꿈이 없는 깊은 잠인 숙면의 상황에 빠져 있더라도 화두가 머릿속에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무의식 세계가 완벽하게 통제되는 단계이다.
다른 말로 오매일여(寤寐一如)라고도 말하는데 오매일여가 되면 번뇌는 모두 사라지고 중생과는 달라진 ‘성인’의 경지에 도달한다. 그래서 이 단계를 불퇴전(不退轉)의 경지라고도 말한다. ‘내외명철(內外明徹)’의 단계로 접어든다.
<대승기신론〉에서는 중생의 번뇌를 3가지 세번뇌(細煩惱)와 6가지 추번뇌(鹿煩惱)로 분류하는데 숙면일여의 단계가 되면 이중 6추의 번뇌는 모두 사라지지만 3세의 번뇌는 남게 된다.
이때 더욱 수행정진하면 3세의 번뇌도 소멸되어 번뇌가 전혀 없는 무기(無記)의 단계인 내외명철이 된다. 깨달음의 첫 단계인 ‘돈오(頓悟)’가 찾아온다.
이어 피안에 도착한 단계인 ‘두 번째 깨달음의 단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세 번째 깨달음의 단계’로 나아간다. |
'***풍경소리 > 요가와 명상, 수행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는 이렇게 마음자리에 도달했다. (1편) (0) | 2008.10.04 |
---|---|
[스크랩] 나는 이렇게 마음자리에 도달했다. (1편) (0) | 2008.10.04 |
[스크랩] 간화선(7) 재가자들을 위한 화두 참구법 (0) | 2008.10.04 |
[스크랩] 간화선(6) 화두 참구하는 법 (0) | 2008.10.04 |
[스크랩] 간화선(3) 화두란 무엇인가 (0) | 2008.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