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염화실의 향기

[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삶]욕심을 통제하기 어려워요

slowdream 2008. 11. 18. 16:47

[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삶]욕심을 통제하기 어려워요
욕심, 습관돼 중독되면 도리어 병
줄일 생각 말고 당장 끊어야 해결
기사등록일 [2008년 11월 17일 12:44 월요일]
 

욕심이 많습니다. 공짜로 제공되는 것도 두 개를 받아야 마음이 편합니다. 이런 현상은 제 삶의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는데, 책이나 영화, 음반 등 각종 자료들도 제 것이 되어야 마음이 편합니다.

 

 

이것은 욕심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병입니다. 중독성이 강한 병입니다. 물건을 사면 기분이 좋은 단계를 넘어서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한 상태가 되어서 필요하든 안 하든 무조건 사야만 마음이 진정된다면 이것은 쇼핑중독에 속합니다. 밥 먹고 나서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정도가 아니라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이 혼미하고 손이 떨린다면 이것 또한 중독에 해당합니다.

 

중독일 때의 치료법은 무조건 끊는 것입니다. 점점 끊는다거나 줄이는 것은 치료법이 아닙니다. 알코올 중독자는 술을 무조건 마시지 말아야 하고 담배 중독자는 무조건 담배를 피지 말아야 하며 마약 중독자는 무조건 마약을 끊어야 합니다. 쇼핑 중독자는 남편이나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 오게 하고 자신은 3년 동안 무조건 물건을 사러 가지 말아야 합니다. 시장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해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줄인다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물건은 공짜로 줘도 무조건 받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은 더 이상 사지 말아야 합니다. 책도 꼭 읽고 싶으면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보는 식으로 하세요. 그러면 그것을 견디지 못하는 자기를 보게 됩니다. 그 못 견뎌 하는 자기를 보면서 ‘아 이래서 스님께서 중독이라고 하는 거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중독으로 인한 책 욕심은 더 이상 공부를 위한 게 아닙니다. 그러니 그 책이 자신에게 양약이 되지 못합니다. 중독이 되었다면 우리가 먹는 음식도 이미 음식이 아니라 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욕심이 올라오는 자기를 보면서 ‘아, 이것이 독이구나, 마약이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은 절에 와서 봉사나 해야지 또 공부한다고 불교대학 다닌다고 하면 퇴학시켜야 합니다. 불교대학이 원래 마음을 깨쳐서 해탈로 가는 가르침을 배우는 곳인데, 이런 사람은 지식과 문자에 집착하고 그 지식을 쌓는 데 재미를 붙이게 될 소지가 있어요. 그러면 이것은 더 이상 불교가 아니에요. 중독으로 수행하러 돌아다니는 것은 수행병, 명상병이지 그것은 더 이상 명상도 수행도 아닙니다. 멈추어야 합니다.

 

일단은 배우고자 하거나 구입하고자 하는 것을 멈추고 그냥 일체 동작을 멈추고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까르마를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것만 해야 합니다. 중독이기 때문에 “일어나지 마라” 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아, 이것이 병이구나’ 하는 것을 저 무의식의 세계에서까지 딱 알아차려야 이 중독 작용이 덜해지고 중독성이 세력을 점점 잃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여기저기 배우러 다니지 말고 일체 동작을 멈추고 명상 코스 같은 데 들어가서 오직 자기 까르마가 작용하는 것을 놓치지 말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발광을 하다가 스스로 힘을 잃고 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아마 이렇게 된 원인은 어릴 때의 욕구불만에 있을 겁니다. 어릴 때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었는데 그것을 갖지 못했든지, 어릴 때 뭘 배우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부모가 그것을 못 하게 했든지 하는 일이 있었을 겁니다. 그런 것을 못 하게 하면 포기를 해야 하는데 너무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욕구불만이 병으로 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하면 배움의 의욕이 강하다 할 수 있지만 이미 이런 증상은 배움이 필요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고 습관성에 의해서 배우는 거라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자유로워져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당장에 딱 멈춰야 합니다. 절대로 타협하면 안 됩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법보신문 974호 [2008년 11월 17일 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