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깨끗한 보시의 공덕
부처님이 카필라바스투 니그로다동산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이모인 고타미 비구니가 부처님을 위해 금색의 화려한 가사를 만들어 가지고 와서 받아줄 것을 청했다.
"부처님. 이 새 옷은 제가 세존을 위해 손수 지은 것입니다. 받아주소서."
"고타미여. 이 옷을 비구들에게 보시하라. 비구들에게 보시한 뒤에 나에게 공양하라."
고타미는 재차 새 옷을 받아줄 것을 청했으나 부처님은 거듭 사양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난다가 고타미 비구니가 부처님이 어렸을 때 젖을 먹여 길러주던 이모였음을 상기하면서 옷을 받아줄 것을 청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고타미 비구니가 여래를 위해 옷을 지은 것을 칭찬할 일이지만, 대중에게 보시하는 것이 더 큰 공덕이라면서 보시의 종류와 공덕에 대해 말했다.
"아난아. 보시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주는 사람은 깨끗한데 받는 사람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요, 둘째는 받는 사람은 깨끗한데 주는 사람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요, 셋째는 주는 사람도 깨끗하지 못하고 받는 사람도 깨끗하지 못한 것이요, 넷째는 주는 사람도 깨끗하고 받는 사람도 깨끗한 것이 그것이다.
주는 사람은 깨끗한데 받는 사람이 깨끗하지 못한 보시란 이런 것이다. 주는 사람은 순수한 마음으로 보시란 훌륭한 일이며 큰 공덕이라고 생각하는데 반해, 받는 사람은 정진도 하지 않고 받을 자격도 없으면서 보시를 많이 해야 공덕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받는 사람은 깨끗한데 주는 사람이 깨끗하지 못한 보시란 이런 것이다. 주는 사람이 보시란 아무 공덕도 없다고 생각하고 억지로 주는데 반해, 받는 사람은 겸손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받으며 정진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주는 사람도 깨끗하지 못하고 받는 사람도 깨끗하지 못한 보시란 이런 것이다.
주는 사람도 보시란 아무 공덕도 없다고 생각하고 억지로 주고, 받는 사람도 정진은 하지 않고 받을 자격도 없으면서 보시를 많이 해야 공덕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주는 사람도 깨끗하고 받는 사람도 깨끗한 보시란 이런 것이다. 주는 사람은 보시란 훌륭한 일이며 큰 공덕이라고 생각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보시하고, 받는 사람도 겸손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받으며 정진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중아함 47권 180경 <구담미경(瞿曇彌經)>-
보시는 중생이 공덕을 쌓는 최고의 방법이다. 특히 승단은 재가불자의 보시에 의해 유지되므로 부처님은 출가승단에 대한 보시의 공덕을 자주 강조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무조건 많이 베푼다고 공덕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주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주거나, 받을 자격이 없는데 욕심껏 받아 챙기면 이는 도리어 죄악이 될 뿐이다. 나눔에도 윤리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예로부터 불교에서는 강조해온 주는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주고받는 물건이 다 깨끗해야 한다는 삼륜청정(三輪淸淨)이다.
주는 사람이 깨끗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급부를 기대하다가 나중에 돌아오는 것이 없으면 섭섭해 할 바에는 차라리 안 주느니만 못하다. 대개의 사람은 겉으로는 그냥 대가없이 주는 것처럼 하지만 속으로는 대가는 바란다. 물질적 대가가 아니더라도 이름만이라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이것은 진정으로 깨긋한 보시가 아니다.
이에 비해 받는 사람이 깨끗해야 한다는 것은 자격도 없이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지만 무조건 욕심을 내다보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주지 않는 것을 억지로 달라고 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것은 강도행위다. 높은 자리를 이용해 갖다바치도록 은근히 압력행사를 하는 것도 물론 옳은 일이 아니다.
주고받는 물건이 깨끗해야 한다는 것은 뇌물을 주거나 훔친 것을 나누는 행위는 보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밥 한끼를 나누어도 대가가 없는 것이어야 한다. 선행을 하기 위해 훔친 물건을 내놓는 것도 옳다고 할 수 없다.
보시란 이렇게 주어도 줬다는 마음이 없고, 받아도 부끄럽지 않고, 주고받는 물건도 깨끗해서 삼륜이 청정해야 한다. 비단 보시만이 아니다. 모든 거래가 삼륜청정으로 이루어져야 세상이 청정해진다. 이것이 나눔의 윤리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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