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인생의 주인은 곧 나 자신
교단에 관한 문제는 그렇다치고, 두 번째로 부처님이 강조한 것은 이 법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주(自主)이어야 한다는 발언이다. 부처님은 계속해서 아난다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그러므로 아난다여, 그대들은 이제 스스로를 섬으로 삼고 스스로를 의지처로 삼아야 한다. 또한 진리를 섬으로 삼고 진리를 의지처로 삼아야 한다. 결코 다른 사람을 섬으로 삼거나 의지처로 삼지 말아야 한다.
아난다여, 진실로 거듭 말하거니와 내가 죽은 후에도 스스로를 섬으로 삼고 의지처로 삼으며 다른 사람을 섬으로 삼거나 의지처로 삼지 말라. 그리고 법을 섬으로 삼고 법을 의지처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수행하는 사람이야말로 불교승가에서 최고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다.
여기서 자신을 섬(洲)으로 삼으라는 표현을 다른 경전에서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 스스로에게 귀의하라’고 표현 하기도 한다. 표현상의 차이는 번역상의 차이일 뿐 같은 내용이다. 어쨌거나 자신을 의지처로 하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는 가르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이 않은 말하자면 불교에 있어서는 매우 기본적이며 중요한 것이라고 해도 좋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란 어떤 신에게 의지하고 매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신앙이란 인간이 종교를 통해 신의 존재를 절대적으로 신빙하고 그에게 구원을 바라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이같은 종교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기독교를 들 수 있다. 기독교는 창조주로서 신의 존재를 전제로 출발한 종교다. 신에 의해 피조된 인간은 신의 존재를 신빙하고 그에 의지하여 기도를 바침으로써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교한다. 부처님 이전 인도를 지배했던 바라문교도 이와 비슷한 종교이다.
이에 비해 부처님에 의해 시작된 불교에 있어서 인간은 다른 종교에서처럼 절대적으로 의지할 곳이란 없다. 신의 존재는 처음부터 부정되었으므로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부처님이라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의지할 대상이 아니다. 깨달음을 성취한 부처임이 가장 먼저 인식했던 것도 어떤 초월적인 절대자가 아니며 또 다른 종교적 귀의처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런 뜻에서 불교의 길은 기본적으로 무엇에도 의지할 것이 없는 자주의 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초기경전의 하나인 ≪담마파다≫는 이 점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신이 의지할 곳은 자신뿐이다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할 곳도 없다.
그러므로 자기가 잘 조어(調御) 되었을 때
그는 얻기 어려운 의지처를 얻은 것이다.
출처 홍사성의 불교사랑 http://cafe.daum.net/hongsa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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