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 직지인심 견성성불
- 과학, 마음 완벽히 설명해도 종교 안돼
깨달음은 어떤 이론으로도 해석 어려워- 출처 법보신문 2010.11.30 13:38 입력 발행호수 : 1074 호 / 발행일 : 2010년 12월 1일
상대성이론에 관한 얘기에서 잠간 벗어나 종교와 과학의 근본적인 차이를 살펴보기로 하자. 요즈음 들어 과학이 종교를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가 말하는 것을 과학이 다 검토하고 말할 수 있다면 과학이 종교를 대신할 수 있을까? 그렇다는 것이 생물학자 도킨스(1941~)같은 이의 견해다. 도킨스는 종교를 허구로 보고 있다. 오직 과학적 진리만이 참이라고 주장한다.
도킨스가 말하는 종교란 인격신을 모시는 종교로서 불교와는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불교도 도킨스의 공격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도킨스를 비롯해 종교를 부정하는 많은 과학자들이 신경과학적 연구결과로써 종교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은 마음을 두뇌신경의 전기화학적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마음이란 어떤 특정한 물질현상을 가리키는 말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옳다면 불교가 설 땅은 없을 것이다. 마음상태와 두뇌상태 사이에 일대일의 대응관계가 있고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두뇌상태를 완벽하게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마음상태를 완벽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하나의 현상 또는 사건에 대해 두 가지 의미와 이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 신경생물학자 맥케이(1922~1987)가 설명한 것이 있는데 요지를 말하면 다음과 같다.
“반짝이는 수백 개의 모니터로 이루어진 비디오 아트의 세트를 전기 기술자가 보면 이 기술자는 전기회로의 이론에 따라 이 아트 시스템의 작동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세트를 구성하는 화면이 단순한 전기적 작동을 수행하는 전기기기의 역할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전기에 관한 설명은 그것 자체로는 잘못 되었거나 불완전한 것이 아니다. 전기회로에 관한 이론은 완전하며 전기기술자도 완벽하게 이 이론을 알고 있다.
그러나 모니터의 세트가 전하는 예술적 메시지에 관해서는 전기기술자가 아무런 말을 못한다. 왜냐하면 예술적 메시지는 전기회로의 이론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전기 기술자의 차원에서는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기회로로 이루어진 비디오 세트의 모니터가 전하는 예술적 메시지는 전기현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가지는 존재이며 그것의 해석은 전기회로의 이론과는 전혀 다른 미학이론과 예술적 감성을 필요로 한다.”
멕케이의 설명은 그대로 신경과학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에 적용할 수 있다.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반응과 두뇌상태를 완벽하게 해독하고 이해한다 할지라도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경차원에서 보는 것은 전기회로 이론과 같은 차원의 논리로 설명되는 현상이고 마음은 예술적 의미와 같은 차원의 논리로 설명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꼭 같은 현상에 대해서 말한다고 하더라도 종교와 과학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사물을 보기 있기 때문에 과학이 마음과 관련된 현상이나 사건을 완벽히 설명하고 이 설명이 과학적으로 옳다고 하더라도 과학이 종교를 대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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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구 이화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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