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如如한 날들의 閑談

유위법有爲法과 무위법無爲法

slowdream 2022. 5. 29. 20:12

유위법有爲法과 무위법無爲法

 

3법인 가운데 제법무아諸法無我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법을 유위법과 무위법으로 분류하죠. 유위법은 형성된 법(존재, 상태)로, 무위법은 형성되지 않은 법으로 규정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1,700년이라는 장구한 불교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불교의 논서와 법문, 설법 어디에서도 유위법과 무위법을 정확히 규정한 곳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제법-유위법과 무위법-은 모두 형성된 법입니다. 유위법은 형성작용과 업력, 형성력을 지닌 법이며, 무위법은 업력을 지니지 않은 법입니다. 형성, 연기, 인과, 조건은 모두 동일한 맥락에서, 동일선상에서 이해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무위법이 열반인 것은 형성되었지만, 더 이상 선법이든 불선법이든 인과를 낳지 않는, 업력이 없는 상태인 까닭에서입니다. 이러한 무위법을 ‘형성되지 않은 법’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착각의 질곡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입니다.

 

열반이 인위적인 조작이 없는, 형성되지 않은 법이라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라도 한다는 얘기인지요. 어렵사리 돈, 사랑, 명예, 권력 등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할 이유도 없으며, 고행에 가까운 수행에 소중한 한 생을 던질 이유도 없겠지요.

 

한국불교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불교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수행법은 시대와 문화권의 차이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을 띌 수 있다손쳐도, 근본교리의 왜곡이나 굴절, 변형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절대로 용납될 수 없습니다. 특히 대승불교는 과연 불교의 모습을 의연히 갖추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대승의 불이不二 사상은 고대 인도 우파니샤드의 베단타와 노장자의 사상과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선불교는 사실상 노장자의 철학과 사상을 전승한 것이라도 해도 무방하죠.

 

근래 들어 한국불교에 점차 자리를 넓혀나가고 있는 상좌부불교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석서 불교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교리적 이해가 난삽하고 현란해서 오히려 붓다의 원음을 훼손하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2,500여 년에 걸쳐 전승되다 보니 가르침의 원형이 훼손되고 굴절되고 왜곡, 변형됨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겠습니다. 다만, 붓다의 가르침을 소중히 받들고 삶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불자로서 옥석을 가리듯 비판적 자세를 잃어서는 안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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