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
記憶을, 지우고 싶어서일까. 다시금 눈을 뜨는데, 스산한 창밖 풍경을 무심히 담는 눈길에 피로가 묻어온다. 눈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눈으로 마음을 전할 때면 서두르지 않게 됨을. 진정한 것은 아주 서서히 스며든다. 몇 걸음 뒤의 슬픔이 그러지 않던가. 슬픔이, 11월의 오늘처럼 입을 다문 채 다가온다. 육체의 깊숙한 곳으로, 깊숙한, 너무 깊숙해서 상상조차도 불가능한, 그곳까지. 그러나 그 출렁거림에 익숙해지면, 더이상 슬픔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無味한 나는 시선을 거둔다. 내 밖의 잠재적 슬픔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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