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112

金형에게. 일상성의 극복

마음. 하면 한국인들은 대체로 一切唯心造를 떠올리겠죠. 마음의 역할 기능이 중요함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헌데 마음이 무엇이냐는 정의는 여전히 표류중입니다. 뇌과학의 유물적 환원론, 심리학의 관념적 환원론...마음의 철학이자 과학이랄 수 있는 불교 내부에서조차 학파. 종파에 따라 제각각인 형편입니다. 제 경우에는 정신적 요소인 의식.감수.지각(인지).의지 가운데 감수와 지각을 마음이라 규정하는 근본불교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인식주체가 대상을 식별하고(의식), 판단하고(마음), 대상과 관계맺음(의지.업)의 시스템과 활동이 정신이죠. 정보의 입력ㅡ판단 ㅡ출력.마음은 기억, 언어, 표상, 개념, 추론, 판단 등의 작용을 하기에 인식주체의 세계관, 가치관의 정립에 근본적 영향을 미칩니다. 마음이 병들었..

하늘과 인간의 속박

"나는 하늘과 인간의 속박에서 벗어났다. 그대들도 벗어났다..."붓다의 전도선언으로 널리 알려진 의 첫머리입니다. 붓다의 지도로 아라한을 성취한 제자들에게 세상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전도의 길을 나설 것을 독려하는 법문입니다.문득 이 구절이 떠오른 계기는 얼마전 지인과의 대화입니다. 그는 법 없이 살 수 있을 정도로 도덕적이며 지적인 성품의 소유자입니다. 무신론자이며 불교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단멸론자이며 회의론자의 면모가 엿보입니다. 기독교인이든 불교인이든 신심 깊다는 종교인들의 위선적, 이율배반적, 속물적 태도에 질렸다는 속내를 설핏 비추기도 합니다. 선량하고 소박한 이런 분들에게 붓다의 심오한 가르침을 꺼내기는 어렵습니다. 진리에의 길이 열림은 모두들 익히 체험했다시피 참으로 간절한 각성과 문제의..

경전읽기의 고달픔

사막에서만 길을 잃는 것은 아니며, 숲에서도 길을 잃기 마련. 처음 불문에 들어섰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공부 환경은 참으로 풍요롭다. 그럼에도 올바른 길을 찾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줄어들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더 고달퍼졌다고나 할까.수행 중에서도 경전 읽기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문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지, 한역 대승경전, 주석서, 법문집들은 원문과 대조하며 읽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문제는 초기경전인 니까야를 접하면서 불거졌다. 전혀 낯선 언어이기에 전적으로 역자에 의지해야만 했다.초기경전 니까야 한글번역 현황을 살펴보자.각묵스님 주도의 초기불전연구원 전재성박사 주도의 빠알리성전협회 해피스님이중표교수대표적인 번역자만 4분이다. 그런데 그분들의 소중한 결과물들이 종종 일치하지 않기에 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