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에서 6장까지는 혜능선사께서 불가와 인연이 닿아 오조 홍인선사를 찾아가 법을 전수받기까지의 과정이므로 한문 원문은 생략하겠습니다. 6장 이후에도 법문 외의 정황 설명에 해당되는 부분은 생략하겠습니다. 번역 말미 ◎ 표시는 성철스님이 덧붙인 해설입니다.
南宗頓敎最上大乘摩訶般若波羅蜜經
남종돈교최상대승마하반야바라밀경
六祖慧能大師於韶州大梵寺施法檀經一券
兼受無相戒 弘法弟子法海集記
육조 혜능대사께서 소주 대범사에서 설하신 법단경
겸하여 무상계를 받은 홍법제자 법해가 모아 기록함
1. 머리말(序言)
혜능대사께서 대범사 강당 높은 법좌에 올라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고 무상계를 주셨다. 그때 법좌 아래에는 스님과 비구니 스님, 도인과 속인 일만여 명이 있었다. 소주 자사 위거와 관료 삼십여 명, 유가의 선비들이 대사께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해 주기를 청하였고, 자사는 문인 법해에게 모아 기록하게 하였다. 후대에 널리 알려 도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이 종지를 이어 서로 전수케 하고, 의지하고 약속한 바 있어 이어 받들도록 하기 위해 대사께서 이 <단경>을 설하였다.
2. 스승을 찾아감(尋師)
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마음을 깨끗이 하고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생각하라.”
잠시 말을 끊고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고서 이윽고 다시금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조용히 들으라. 혜능 아버지의 본관은 범양으로 좌천되어 영남의 신주 백성이 되었다. 혜능은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노모와 남해로 옮겨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시장에 땔나무를 내다 팔았다. 어느 날 한 손님이 혜능더러 땔나무를 관가에 갖다달라 하였다. 돈을 받고서 문을 향해 나서는데, 어떤 사람이 <금강경(金剛經)> 읽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혜능은 듣는 순간 마음이 밝아지고 깨쳐 그 사람에게 물었다.
‘이 경전을 어디에서 갖고 오셨는지요?’
그 사람이 대답하기를
‘기주 황매현 동빙무산에서 오조 홍인(弘忍)화상을 예배하였는데, 그곳에는 문인이 일천여 명이 넘습니다. 이 <금강경> 한 권만 지니면 곧 자성을 보아 부처를 이룬다(卽得見性 直了成佛)고 대사께서 도인과 속인들에게 권하는 말씀을 들었답니다.’
그 말을 들은 혜능은 과거의 인연이 있어서 곧바로 어머니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황매현 빙무산으로 가서 오조 홍인화상을 예배하였다.
홍인화상께서 혜능에게 묻기를,
‘너는 어디 사람이기에 이 산에 와서 내게 예배하며 나에게서 무엇을 구하려는 것인고?’
혜능이 대답하기를,
‘제자는 영남 사람으로 신주 백성입니다. 제가 멀리서 화상을 예배하러 온 것은 무엇을 구하는 것이 아니옵고 다만 불법을 구할 따름입니다.’
대사께서 짐짓 혜능을 꾸짖으며 말씀하시길,
‘너는 영남 사람으로 오랑캐이거늘 어찌 부처를 이룰 수 있단 말인가?’
혜능이 대답하기를,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으나 부처의 성품에는 남북이 없습니다(人卽有南北 佛性卽無南北). 오랑캐의 몸은 화상과 더불어 같지 않으나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대사께서는 좀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좌우를 둘러보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혜능을 내보내고 대중을 따라 일하게 하였는데, 한 행자가 방앗간으로 데리고 가서 혜능은 그곳에서 여덟 달 정도 방아를 찧었다.
◎ 금강경 - “이 한 권의 경이 중생의 자성 속에 본래 있으니, 스스로 보지 못하는 이는 다만 문자만 독송할 것이요, 만약 본래 마음을 깨치면 이 경이 문자 속에 있지 않음을 비로소 알지니라.(육조)”
◎ 직료성불(直了成佛 곧바로 요달하여 부처를 이룸) - 지위와 점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성불함이니, <영가증도가(永嘉證道歌)>의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한번 뛰어 여래지에 바로 들어간다)와 같은 뜻이다.
* 다른 기록에 따르면 혜능이 깨닫게 된 <금강경>의 구절이 '應無所住 而生其心(마땅히 머무름 없이 그 마음이 펼쳐지나니)'라 한다.
蕭湛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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