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장원에게 답하는 두 번째 편지
...대개 성인이 가르침을 베푸심에 이름을 구하지 않고 공(功)을 자랑하지 않음은, 마치 봄이 꽃과 나무를 베풂과 같나니 이 성품을 갖춘 사람은 시절인연이 이르러 오면 각각 서로 알지는 못하나 그 근성을 따라서 크고 작고 모나고 둥글고 길고 짧음과 혹은 푸르고 혹은 누렇고 혹은 붉고 혹은 파랗고 혹은 냄새나고 혹은 향기로움이 동시에 피어나니, 봄이 능히 크고 능히 작으며 능히 모나고 능히 둥글며 능히 길고 능히 짧으며 능히 푸르고 능히 누르며 능히 붉고 능히 파랗고 능히 냄새나고 능히 향기롭게 함이 아니라, 이는 모두 본래 있는 성품이 인연을 만나 피어났을 따름이라.
백장이 이르시되, “불성의 뜻을 알고자 할진대 마땅히 시절인연을 관할지니, 시절이 만약 이르러 오면 그 이치가 스스로 드러난다”고 하시며, 회양스님이 마조대사에게 일러 말씀하시되, “네가 심지법문을 배움은 종자를 뿌림과 같고 내가 법요를 말함은 저 하늘의 은택에 비유하리라. 너의 연이 합한 까닭에 마땅히 그 도를 본다”고 하시니, 그런 까닭에 이르되 “성인이 가르침을 베풂은 이름을 구하지 않고 공을 자랑하지 않느니라. 다만 학자로 하여금 성품을 보아 도를 이루게 할 따름이다”고 하나니, 무구노자가 이르되, “도가 한 겨자씨에 있으면 곧 한 겨자씨가 소중하고 도가 천하에 있으면 곧 천하가 소중하다”고 함이 이것이다...
-사진출처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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