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인에게 답하는 편지
...운문이 이르시되 “가히 말할 때 곧 있다가 말하지 않을 때 문득 없게 하지 말며, 가히 헤아릴 때 문득 있다가 헤아리지 않을 때 문득 없게 하지 말라”하셨고, 또 스스로 잡아 일으키면서 이르시되 “다시 일러라. 헤아리지 않을 때 이 무엇인고?” 또 사람들이 알지 못할까 걱정하여 또 스스로 이르시되 “더더욱 무엇인고?”하셨느니라.
최근 몇 해 이래로 선에 많은 길이 있었음이라. 혹은 한번 묻고 한번 답하다가 맨끝에 한 글귀가 많음으로 선을 삼는 자이여, 혹은 고인의 도에 든 인연으로써 머리를 모아 헤아리며 이르되 “이 속은 비었고 저 속은 실다우며, 이 말은 깊고 저 말은 묘하다”하여 혹 대신 대답하고 혹 달리 대답함으로써 선을 삼는 자이여, 혹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음으로써 이해하여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온갖 법이 오직 마음이라는 위에 있음으로 선을 삼는 자이며, 혹은 아무런 말이 없음으로 컴컴한 산속 귀신굴 속에 앉아 있으면서 눈썹을 닫고 눈을 합침으로써 위음왕 저 끝과 부모가 낳지 않은 때의 소식이라 일컬으며, 또한 묵묵히 항상 비춘다 일컬음으로 선을 삼는 자이니, 이와 같은 무리들은 오묘한 깨달음을 구하지 않고 깨달음으로써 두 번째에 떨어져 있다 하며, 깨달음으로써 사람을 속임이라 하며, 깨달음으로써 건립을 삼는다 하나니, 스스로 이미 일찍이 깨닫지 못하고 또한 깨달음이 있음도 믿지 못함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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