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辨物無非見
佛復告阿難 如汝所言인달하야 無有精見하고 離一切物이라야 別有自性인댄 則汝所指한 是物之中에 無是見者라니
부처님이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네가 말한 바와 같이 ‘물상(物像)에서 따로 정미로운 견[精見]을 쪼개어 낼 수 없고, 일체의 물(物)을 여의여야 보는 성품의 자성(自性)을 볼 수 있다’고 한다면 네가 가리킨 저 물상에는 견(見)이 없다는 말이 된다.
今復告汝하노라 汝與如來로 坐祗陀林하야 更觀林苑과 乃至日月種種象殊하니 必無見精受汝所指인 汝又發明하라 此諸物中에 何者非見고 阿難言我實徧見此祗陀林호대 不知是中에 何者非見이니다 何以故 若樹非見인댄 云何見樹며 若樹卽見인댄 復云何樹닛고 如是乃至若空非見인댄 云何爲空이며 若空卽見인댄 復云何空이닛고 我又思惟호니 是萬象中에 微細發明하면 無非見者니이다 佛言如是如是하시다
지금 다시 너에게 묻는다. 너와 여래가 지금 지타림에 앉아서 저 숲과 동산, 나아가 해와 달에 이르기까지 가지가지 형상이 서로 다름을 보았을 것이다. 그 가운데 반드시 보는 성품의 정미로움[見精]이 너의 가리킴을 받는 물(物)에 있지 않다면 너는 다시 이 모든 물상 가운데에서 어느 것이 견 아닌 견[非見]인지를 밝혀 보아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제가 사실 이 지타림을 두루 보았으나 이 가운데 어느 것이 견 아닌 견[非見]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나무가 견(見)이 아니라면 어떻게 나무를 보며, 나무가 만약 견(見)이라면 어떻게 나무라 하겠습니까? 따라서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온갖 물상을 지혜롭고 미세하게 살펴볼 때에 그 가운데에 견(見) 아닌 것이 없겠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건 그렇다.”
㈏ 初學罔措
於是大衆의 非無學者는 聞佛此言하고 茫然不知是義終始이라 一時惶悚하야 失其所守러라
그 때 대중 가운데에서 아직 무학(無學,아라한)에 이르지 못한 이들은 부처님의 이러한 말씀을 듣고도 아직 그 뜻의 처음과 끝[始終]을 알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 하면서 마치 간직하고 있던 물건을 잃어버린 듯이 하고 있었다.
㈐ 佛慈慰喩
如來知其魂慮變慴하고 心生憐愍하야 安慰阿難及諸大衆하사대 諸善男子야 無上法王是眞實語에 如所如說하며 不誑不妄하여 非末伽梨四種不死라하는 嬌亂論議이니 汝諦思惟無忝哀慕하라
여래께서는 그들이 어리둥절해 한다는 것을 아시고 가엾은 마음을 내시어 아난과 여러 대중들을 위로하시려고 말씀을 계속하셨다.
“여러 선남자들이여! 한없이 훌륭한 법왕(法王)은 진실하게 말하고 다르지 않게 말하며 [如所如說, 不異語] 속이는 것도 아니고, 허망한 말도 아니어서 저 말가리(末伽梨)들이 죽지 않는다[不死]고 하는 네 가지 혼란스러운 논리와는 결코 같지 않다. 너희들은 깊이 생각하여 부질없이 슬퍼하거나 고민하지 말라.”
㊁ 文殊請明
是時文殊師利法王子가 愍諸四衆在大衆中이라가 卽從座起頂禮佛族하고 合掌恭敬以白佛言호대 世尊此諸大衆이 不悟如來發明二種精見色空의 是非是義니다
그 때 법왕자인 문수사리보살이 여러 사부대중을 가엾게 여겨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공손히 합장하며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어! 여기 모인 여러 대중들은 여래께서 밝혀 주신 정미롭고 밝은 보는 성품의 근원[精見]과 눈앞의 색공(色空)에 대한 시(是)도 비시(非是)의 두 가지 뜻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世尊若此前緣色空等象이 若是見者應有所指요 若非見者應無所矚커늘 而今不知是義所歸일새 故有驚怖언정 非是疇昔善根輕尠이니 唯願如來大慈發明하소서 此諸物象與此見精이 元是何物이완대 於其中間無是非是니잇고
세존이시어! 만약 눈앞에 있는 색공 등의 대상이 견(見)이라면 응당 가리킬 수 있어야 하고, 만약 비견(非見)이라면 응당 볼 수 없어야 하는데 지금 그렇지 아니합니다. 그러므로 이 뜻의 근본을 알지 못하여 놀래고 두려워했을지언정 그렇다고 옛날보다 선근(善根)이 적어진 것은 아닙니다.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큰 자비를 베푸시어 저 모든 물상(物像)과 보는 성품의 정미로움[見精]이 원래는 무슨 물건이기에 이 속에 ‘시(是)’와 ‘비시(非是)’를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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