⑻ 辨明眞說 甄別疑濫
① 阿難通難
阿難白佛言호대 世尊誠如法王所說覺緣이 徧十方界하야 湛然常住하고 性非生滅인댄 與先梵志인 娑毘迦羅의 所談冥諦及投灰等諸外道種의 說有眞我가 遍滿十方으로 有何差別이닛고
아난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어! 참으로 법왕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깨달음의 인연[覺緣]이 시방세계에 가득히 맑고 고요하게 항상 머물러 있어서 그 성품이 생기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지난 날 선범지의 사비가라[先梵志娑毘迦羅]가 말했던 명제(冥諦)와 고행[投灰]을 좋아하는 여러 외도들이 ‘진아(眞我)가 시방세계에 가득하다’고 말한 것과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② 問答質疑 ㊀ 疑同自然 ㈎ 疑
世尊亦曾於楞伽山에 爲大慈等하사 敷演斯義하사대 彼外道等이 常說自然하나 我說因緣非彼境界니이다
세존께서도 일찍이 능가회상(楞伽會上)에서 대혜보살(大慧菩薩) 등을 위하여 이 이치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에 ‘저 외도들은 항상 자연(自然)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설하는 인연(因緣)은 저들이 말하는 것과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我今觀此인댄 覺性自然하야 非生非滅이며 遠離一切虛妄顚倒하니 似非因緣與彼自然이니 云何開示하야 不入群邪하고 獲眞實心妙覺明性이리닛고
제가 지금 생각하여 볼 때에 부처님이 말씀하신 깨달음의 성품[覺性]은 진실한 자연이기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멀리 일체의 허망과 전도(顚倒)를 여의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래께서는 ‘외도들이 말하는 자연이 아니다’하시니 어떻게 이해[開示]하여야만 저희들이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고 진실한 마음의 묘하게 깨어 있는 밝은 성품[妙覺明性]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 釋
佛告阿難하사대 我今如是開示方便하야 眞實告汝어늘 汝猶未悟惑爲自然가하니 阿難若必自然인댄 自須甄明有自然體하리니 汝且觀此하라 妙明見中에 以何爲自오 此見爲復以明爲自아 以暗爲自아 以空爲自아 以塞爲自아 阿難若明爲自인댄 應不見暗이오 若復以空爲自體者인댄 應不見塞이며 如是乃至諸暗等相으로 以爲自者인댄 則於明時見性斷滅어니 云何見明이리요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편을 열어 보여서 진실하게 말하였는데도 너는 오히려 깨닫지 못하고 아직도 ‘자연인가?’하고 의혹을 품고 있구나. 아난아! 만약 정말로 자연이라면 그 자연을 분명히 밝힐 수 있어서 자연의 체(體)가 따로 있어야 할 것이다.
너는 우선 이 묘하게 밝은[妙明] 보는 성품[見] 가운데에 무엇이 자연의 체가 되는지 살펴보아라. 이러한 보는 성품이 밝음으로 자연의 체를 삼느냐, 어두움으로 자연의 체를 삼느냐, 아니면 비어 있는 것[空]으로 자연의 체를 삼느냐, 막히는 것으로 자연의 체를 삼느냐?
아난아! 만약 밝음으로 자연의 체를 삼는다면 응당 어두움을 보지 못할 것이고, 만약 비어있는 것으로 자연의 체를 삼는다면 응당 막힌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더 나아가 어두움 등으로 자연의 체를 삼는다면 곧 밝을 때에는 보는 성품이 없게 될 것이니 어떻게 밝음을 볼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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