戒. 定. 慧.
계란 무엇인가?
외로움이다.
정이란?
기다림이다.
혜란?
그리움이다.
어찌하여 외로움인가.
외로움만이 그대를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에서 지켜줄 수 있는 까닭에서이다.
매월당 김시습이 그랬던가.
‘진정한 벗이란 벗의 고독을 벗겨주는 것이 아니라 지켜주는 이다.’
利害로 얽힌 일상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거울을 마주 대하고 내뱉는
한마디 독백에서 깊은 울림을 스스로 확인하지 않는가.
외로움은 겉치레를 요구하지 않고, 자기합리화도 거추장스러울 따름이며,
다만 정직함을 양식으로 한다. 이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인 때문이리라.
가을 끝물이나 겨울 초입 사이 헐벗은 산의 풍경에서 우리가 느끼는 그것처럼.
기실 욕망이란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헛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어찌하여 기다림인가.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삶의 풍경, 결코 낚아챌 수 없는 삶의 속도에서 한걸음 비켜서서
저편 어디엔가로 그윽히 눈길을 보내는 이여.
외로움이 맑게 스며든 그대의 눈길에는 더없이 투명한 기운이 가득하다.
그대의 기다림은, 물결이 잔잔해지면 달이 곱게 내려앉는 것과 같나니.
어찌하여 그리움인가.
외로움을 날줄로 기다림을 씨줄로 하여 짜인 지혜의 옷은 스스로 걸치기 위함이 아닌 까닭이다.
촛불에서 촛불로 불빛이 이어지며 어둠을 밝히듯, 지혜로운 이는 지혜에 갇히지 않고 지혜를 건넨다.
이는 곧, 그리움이 또다른 그리움에게 건네는 간절한 마음이려니.
지극한 그리움만이 만남을 약속하기에, 건네는 이도 받는 이도, 그리움으로 가득해야 할 따름.
소박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비유 하나.
‘계는 그릇이요,
정은 그릇에 담긴 물이요,
혜는 그 물에 비추인 달이니.’
나무아미타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蕭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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